멀미 해소에 음악이 효과적, 그러나 음악 유형에 따라 결과 달라
멀미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3일 '인간 신경과학 프론티어스(Frontiers in Human Neuroscience)'에 개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 연구진은 음악이 멀미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밝혀졌습니다.
특히 즐겁고 부드러운 음악이 멀미 해소에 큰 도움이 되는 반면 슬픈 음악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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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헤난 과학기술연구원, 충칭 예술과학대, 충칭 육군의과대, 충칭 서남대 공동 연구팀은 '멀미 완화에 다양한 음악 유형이 미치는 효과'를 파악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배경에 대해 "평소 멀미를 하는 사람들은 자동차, 비행기, 배를 타기 전에 멀미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긴장하게 된다"며 "이런 긴장감이 신체 반응을 촉발해 멀미를 더 빨리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음악이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선행 연구에 착안해, 멀미 증상 완화에도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고 연구 목적을 밝혔습니다.
음악 유형별 멀미 완화 효과 비교 실험 결과
연구팀은 성인 남녀 30명을 대상으로 운전 시뮬레이터를 사용해 인위적으로 멀미를 유발한 후, 회복 과정에서 다섯 가지 조건을 적용했습니다.
즐거운 음악, 부드러운 음악, 열정적인 음악, 슬픈 음악을 각각 들려주거나, 아무 음악도 듣지 않는 자연 회복 상태를 비교했는데요. 참가자들의 멀미 정도는 뇌파 측정 장치와 머신 러닝 기법을 결합해 객관적으로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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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결과, 음악 감상이 전반적으로 멀미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즐거운 음악을 들은 참가자들은 멀미가 57.3%나 감소했고, 부드러운 음악을 들은 경우에도 56.7%의 높은 감소율을 보였습니다. 열정적인 음악 역시 48.3%의 멀미 완화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반면 슬픈 음악은 멀미 완화 효과가 40%에 그쳐, 음악을 전혀 듣지 않았을 때의 자연 회복 효과(43.3%)보다도 낮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연구팀은 "부드러운 음악은 자율신경계를 조절해 어지럼증과 메스꺼움을 완화하고, 즐거운 음악은 긍정적인 정서를 유발해 불편감을 잊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며 "반대로 슬픈 음악은 부정적 감정을 증폭시켜 멀미를 더 심하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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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멀미는 많은 사람의 여행 경험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기존의 약물 치료는 졸음과 같은 부작용을 동반한다"며 "음악 감상은 저렴하고 간편한 개인 맞춤형 멀미 해소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번 실험이 실제 차량이나 선박이 아닌 운전 시뮬레이터에서 진행된 만큼, 실제 환경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외부 요인들이 멀미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한계점도 있습니다.
한편 멀미는 시각과 몸의 감각 불일치로 뇌에서 혼선이 발생하여 생기는 현상입니다.
우리 몸은 눈, 귀, 근육, 관절에서 오는 정보와 신호를 통해 공간에서의 위치와 움직임을 파악하는데, 이 정보들이 서로 상반되어 일치하지 않을 때 메스꺼움, 현기증, 구토 등의 멀미 증상을 유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