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여의도 586배' 세계에서 가장 큰 빙산 무너진다... 기후위기 현실로

세계 최대 남극 빙산 A23a, 급속한 붕괴 진행 중


세계에서 가장 큰 남극 빙산으로 알려진 'A23a'가 급속도로 붕괴되고 있습니다.


지난 3일(현지 시간) CNN 등 외신은 영국 남극조사단(BAS) 소속 앤드루 마이어스 해양학자의 발언을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습니다.


마이어스 해양학자는 "빙산이 매우 빠르게 붕괴하며 거대한 조각들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이 조각들 자체가 미국 국립빙산센터에 의해 '대형 빙산'으로 분류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GettyImages-2195644962.jpg세계에서 가장 큰 남극 빙산 A23a / GettyimagesKorea


A23a 빙산은 1986년 남극 필크너-론(Filchner-Ronne) 빙붕에서 분리되었으며 약 1조 톤의 무게와 3672㎢의 면적을 자랑했습니다. 이는 미국에서 가장 작은 주인 로드아일랜드주보다 약간 더 큰 규모였습니다.


이 빙산은 2017년 A68, 2021년 A76에게 잠시 '최대 빙산' 타이틀을 내준 적이 있었으나 오랫동안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빙산'이라는 위상을 유지해왔습니다.


30년 만에 움직이기 시작한 거대 빙산의 운명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남극 웨델해 해저에 좌초해 있던 A23a는 2020년부터 해류에 휩쓸려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다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고 올해 3월에는 대륙붕에 걸렸다가 5월에 떠오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GettyImages-2195644974.jpgGettyimagesKorea


현재 A23a의 면적은 약 1700㎢로 줄어들었는데 이는 런던 대도시권과 비슷한 크기입니다. 여의도 면적(2.9㎢)과 비교하면 무려 586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세계 최대 빙산' 타이틀은 호주 데이비스 기지 인근 남극 해안에 위치한 약 3000㎢ 크기의 D15a 빙산에게 넘어갔습니다.


전문가들은 A23a가 2021년의 A68, 2023년의 A76과 유사하게 남조지아 부근에서 해체되는 과정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앤드루 마이어스 해양학자는 "A23a는 앞으로 몇 주 안에 빠르게 조각날 것"이라며 "해수가 따뜻해지고 남반구에 봄이 찾아오면 곧 추적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빙산들로 쪼개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빙산 붕괴와 기후변화의 연관성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마이어스 해양학자는 "초대형 빙산(megabergs)의 사례가 충분하지 않아 기후변화로 이런 현상이 늘어나고 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해수 온난화와 해류 변화로 빙붕에서 빙산이 떨어져 나가고 용해되면서 수조 톤의 얼음이 사라졌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영국 남극조사단(BAS)의 과학자들은 A23a가 남조지아 대륙붕에 좌초한 현장에서 주변 시료를 채취해 분석 중입니다.


BAS 대변인은 "빙산 좌초와 막대한 양의 차가운 담수 방출은 해저와 주변 수역 생물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며 "지구온난화의 결과로 남조지아에서 대형 빙산이 더 흔해질 수 있어, 그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