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밥 거부하고 7년째 감자만 먹는 8살 소년... 2500개 먹은 뒤에야 알게된 '이 병'

7년간 감자만 먹은 8살 소년, 알고 보니 정신질환 때문


영국에서 한 8세 남자아이가 7년 동안 감자만 고집해 먹었던 사연이 알려졌습니다.


단순한 편식으로 여겨졌던 이 증상은 실제로는 정신질환에 의한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레니 사틴(8)은 생후 18개월부터 새로운 음식을 거부하며 구토 반응을 보였습니다.


인사이트맨체스터 이브닝 뉴스


이후 그는 구운 감자에 치즈와 콩을 곁들인 음식만 섭취하는 극단적인 식습관을 유지했습니다. 지금까지 사틴이 먹은 감자는 약 25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틴의 어머니는 아들의 지속적인 편식으로 인한 에너지 저하와 성장 부진, 하지불안증후군(가만히 있을 때 다리가 근질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 등을 우려해 소아과 진료를 받게 했습니다. 그러나 의사들은 이를 단순한 편식으로 판단했고, 효과적인 개선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최면치료로 식습관 개선, 24가지 새로운 음식 섭취 가능해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던 사틴의 어머니는 인지행동 최면치료사 데이비드 킬머리를 찾았습니다.


킬머리는 사틴의 상태를 '회피·제한적 음식 섭취장애(Avoidant·Restrictive Food Intake Disorder, ARFID)'로 진단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질환은 특정 음식군을 과도하게 회피하거나 제한적으로 섭취하는 정신질환으로, 섭식장애의 일종입니다.


놀랍게도 단 한 번의 최면치료만으로 사틴의 음식에 대한 공포가 크게 완화되었습니다. 치료 직후부터 그는 딸기와 바나나를 먹는 데 성공했으며, 현재는 스물네 가지의 새로운 음식을 섭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주 2~3회 감자를 먹고 있지만, 이제는 균형 잡힌 식단을 병행하고 있으며 5km 달리기에 참여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킬머리는 "사틴처럼 장기간 한 가지 음식만 먹으면 필수 영양소 결핍과 성장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적절한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ARFID는 2013년 미국정신의학회에서 처음 보고된 비교적 새로운 진단명입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심한 식욕부진을 겪으며, 특정 음식만 선호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또한 처음 보거나 선호하지 않는 음식을 먹었을 때 구토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폭식증과 같은 다른 섭식장애와 달리 체중에 대한 집착은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ARFID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특정 색깔이나 냄새, 질감에 대한 거부감, 과거 질식 또는 구토 경험에 대한 공포감 등이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