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2일(금)

네슬레 CEO, 직속 부하와 몰래 '연애'하다 발각돼 1년 만에 '해임'

네슬레 CEO, 직속 부하와의 비밀 연애로 1년 만에 전격 해임


세계 최대 식품기업 네슬레가 로랑 프렉스 최고경영자(CEO)를 직속 부하 직원과의 비공개 연애 관계를 이유로 취임 1년 만에 전격 해임했습니다.


지난 1일(현지 시간) 넥슬레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사회가 프렉스 CEO를 즉각 해임하고, 후임으로 2001년부터 네슬레에서 근무해온 필립 나브라틸을 임명했다고 밝혔습니다.


나브라틸은 그동안 네스프레소 커피 브랜드를 총괄해 왔습니다.


네슬레 측은 "프렉스의 사임은 직속 부하 직원과 비공개 연애 관계를 맺어 회사의 행동강령을 위반한 것에 대한 조사 이후 결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BBC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회사의 내부고발 채널을 통해 접수된 보고로 시작되었으며, 임원진에 속하지 않은 직원과의 관계가 이해 상충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진행됐습니다.


인사이트로랑 프렉스 네슬레 최고경영자가 사내연애로 인해 해임됐다. / Nestle


40년 경력의 베테랑, 1년 만에 퇴출


프렉스 CEO는 1986년부터 약 40년간 네슬레에서 근무해 온 베테랑 경영인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본사에서 위기 관리 역량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10년 넘게 유럽과 미주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지난해 9월 부진한 성과로 해임된 마크 슈나이더 전 CEO의 후임으로 임명됐습니다.


슈나이더 전 CEO는 타기업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네슬레의 CEO에 올라 약 8년간 재임했지만, 성과가 부진했습니다.


이에 회사는 프렉스를 네슬레의 전통적인 강점을 회복할 수 있는 안정적 인물로 평가해 후임에 임명했으나, 취임 1년 만에 사내 연애 문제로 해임되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인사이트Nestle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초 프렉스와 직원의 관계에 대한 우려가 처음 제기되었을 때 내부 조사 결과 해당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려졌습니다.


그러나 불만이 계속되자 네슬레는 외부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재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문제가 확인됐습니다.


네슬레 회장 폴 불케와 독립 이사인 파블로 이슬라가 "독립적인 외부 변호사의 지원을 받아" 프렉스에 대한 조사를 감독했습니다.


네슬레 대변인은 "우리는 언제나 모범적인 기업 지배 구조에 따라 행동해 왔다. 최초의 내부 조사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외부 조사가 시작되었으며, 오늘의 결정은 우리가 제기된 주장과 조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밝혔습니다.


네슬레는 프렉스 전 CEO가 퇴사 패키지(퇴직금)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불케 회장은 CEO 교체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전략에 대한 방향을 바꾸지 않을 것이며, 성과 면에서도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불케 회장은 내년에 회장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며, 자라를 소유한 인디텍스의 전 사장 이슬라가 그의 후임자로 거론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