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훼손 사고로 드러난 숙박 플랫폼의 불공정 논란
영국의 한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발생한 사건이 호스트와 게스트 간 갈등을 넘어 플랫폼의 공정성 문제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해안가 인근에 위치한 카라반 숙소에서 투숙객의 반려견이 우드칩 벽을 심하게 훼손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호스트의 계정이 정지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해당 사건은 단순한 재산 피해를 넘어 공유 경제 플랫폼의 분쟁 해결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데일리메일
호스트의 증언에 따르면, 투숙객의 반려견은 카라반 내부의 우드칩 벽 두 곳을 물어뜯어 구멍을 냈으며, 카펫과 침대에는 소변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습니다.
또한 소파와 커튼, 침대에는 개 털이 다량 묻어있었고 창문에는 침 자국까지 발견되었습니다. 심지어 쓰레기통에는 사용한 아기 기저귀가 그대로 버려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플랫폼의 불균형한 분쟁 해결 시스템
호스트가 이러한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투숙객에게 정당한 수리비를 청구하자,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투숙객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기는커녕 호스트에게 욕설이 담긴 메시지로 대응했습니다.
데일리메일
더 나아가 반려견이 일으킨 피해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에어비앤비 플랫폼에 부정적인 리뷰를 남겼고 이로 인해 호스트의 계정이 일시적으로 정지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에 대해 호스트는 "보통 손님이 재산 피해를 일으키면 떠나기 전에 말하거나 고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이번 손님들은 벽에 구멍을 내고 가구와 카펫, 침대까지 엉망으로 만든 뒤 청소할 시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그런 상태로 두고 간 손님이 오히려 청결하지 않았다고 리뷰를 남겨 우리의 계정을 정지시킨 것은 불공평합니다. 에어비앤비가 우리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호스트는 금전적으로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는 "하룻밤에 65파운드(약 12만원)의 오래된 카라반이지만, 해변 바로 옆이고 오락실도 가까워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그러나 수리에 약 335파운드(약 63만 원), 대청소에 약 150파운드(약 28만 원)가 들 예정입니다. 여기에 6박 예약까지 취소하면서 수입도 잃었습니다"라고 피해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플랫폼의 대응과 향후 과제
이러한 사태에 대해 에어비앤비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일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호스트를 위한 에어커버 프로그램에 따라 피해 복구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에어커버 프로그램은 투숙객이 재산 피해를 일으킬 경우 최대 300만 달러(약 40억 원)까지 보상해주는 제도로, 정지됐던 해당 숙소는 현재 복구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