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 높인다는 연구 결과
2010년대 중반부터 국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간헐적 단식이 생각보다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미국인 약 2만 명을 대상으로 한 장기 연구에서 간헐적 단식을 실천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영국 BBC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교통대학 의과대학과 미국 노스웨스턴대 파인버그 의과대학 연구진은 미국 성인 1만 9000여 명의 식사 습관과 병력을 8년간 추적 조사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연구 결과는 지난달 22일(현지 시간) '당뇨병 및 대사 증후군: 임상 연구 및 리뷰' 저널에 논문으로 공개되었습니다.
간헐적 단식은 일반적으로 하루 8시간 동안만 식사하고 나머지 16시간은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다이어트 방법입니다. 저녁을 오후 6~8시 사이에 먹고 다음날 점심까지 금식하거나, 늦은 점심 이후 다음날 아침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 방법은 금식 시간 동안 탄수화물을 모두 소모한 후 지방을 연소시켜 체중 감량과 만성질환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연구 결과, 간헐적 단식 실천자의 심혈관 질환 사망률 135% 증가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2주 간격으로 최근 이틀 동안 섭취한 음식과 시간을 기록하도록 했습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각 참가자의 평균 식사 시간을 추정하여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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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 하루 8시간 동안만 식사한 사람들은 12~14시간 동안 식사한 사람들보다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135% 높게 나타났습니다. 비교 대상이 된 그룹은 오후 7~9시에 저녁을 먹고 다음날 오전 7~9시 사이에 아침을 먹는 일반적인 식사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참가자들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상관없이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특히 흡연자나 당뇨병, 기존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서는 사망 위험이 더욱 높았습니다.
연구진은 "식단과 심혈관 질환의 연관성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라면서도 "놀라운 점은 하루 8시간 동안만 식사한 사람들에게서 그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이번 연구가 "원인과 결과를 명확히 입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금식이 건강을 위한 위험 없는 실천 방법이라는 주장에 도전할 만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간헐적 단식의 잠재적 위험성과 주의사항
해당 논문이 실린 저널에서 인도의 내분비학자 아눕 미스라 교수도 간헐적 단식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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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라 박사는 "간헐적 단식의 잠재적 단점으로는 영양소 결핍, 콜레스테롤 증가, 과도한 배고픔, 두통 등이 있다"며, "특히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적절한 모니터링 없이 단식을 하다가 혈당이 급락할 수 있고, 식사 시간에 '정크푸드'를 과도하게 섭취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간헐적 단식의 위험성은 이전 연구에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2020년 한 연구에서는 간헐적 단식을 실천한 사람들이 배고픔, 탈수, 두통, 집중력 저하 등의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당뇨병이나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간헐적 단식을 할 때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면서, "간헐적 단식을 완전히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야 하며, 식사 시간보다 무엇을 먹는지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