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144년 만에 완공 앞둔 스페인 '가우디 성당' 외벽에 빨간색 페인트 테러... 또 '환경단체' 소행

환경운동가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페인트 테러


스페인의 환경운동가들이 바르셀로나의 상징적인 건축물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대상으로 항의 시위를 벌여 공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AFP통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환경단체 '푸투로 베헤탈'(미래 식물) 소속 활동가 2명이 이날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외벽에 빨간색 페인트를 뿌리는 행위를 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SNS에 직접 공개했는데요. 영상에는 성당 외부 기둥 하단이 빨간 페인트로 훼손된 모습과 함께 경찰이 활동가들을 체포하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GettyImages-494432924.jpg가우디 성당 / GettyimagesKorea


활동가들은 체포 과정에서 격렬히 저항했으며, 한 활동가는 바닥에 주저앉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약 1시간 동안 억류된 후 풀려났으며, 각각 600유로(한화 약 97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후 위기 대응 촉구와 축산업 비판


환경단체 '푸투로 베헤탈'은 성명을 통해 이번 시위의 목적을 밝혔습니다.


이들은 "현 정부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데 있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올여름 유럽 전역에 산불이 확산됐다는 점을 고발한다"고 주장했습니다.


X 'FuturoVegetal'


특히 이 단체는 스페인을 휩쓴 최근 산불의 주된 원인으로 축산업을 지목했습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약 70%의 산불이 축산업 관련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합니다. 또한 "축산업에 대한 보조금은 끊이지 않고, 실제로 축산업계는 산불을 이용해 지원금을 요구해왔다"며 "축산업체에는 공적 자금을 퍼붓고, 산불로 집을 잃은 사람들은 외면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단체는 "환경을 파괴하는 산업에 대한 보조금을 중단하고, 그 공적 자금을 소방관·의료인 같은 필수 노동자들에게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스페인 산불 피해와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의미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에 따르면, 지난 2주 동안 스페인에서는 산불로 인해 4명이 사망하고 약 35만 헥타르의 면적이 소실되는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자연재해,산불,캐나다 폭염,미국 폭염,올해 폭염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스페인 정부는 이번 산불을 "근래 들어 국가가 목격한 가장 큰 환경 재앙 중 하나"라고 규정하며 기후 변화와의 연관성을 인정했습니다.


진달달30일 기준으로 산불 긴급 상황은 종료 단계에 접어든 상태입니다. 이번에 시위 대상이 된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가 설계한 바르셀로나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1882년 착공 이래 100년이 넘도록 공사가 진행 중인 세계적인 건축물입니다.


착공 144년 만이자 가우디 사망 100주기가 되는 내년에는 172.5m에 달하는 성당의 중앙 '예수 그리스도의 탑'을 끝으로 공사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