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전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한 어머니의 간절한 노력
중국 상하이에 거주하는 한 어머니가 26년 전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자신의 아파트를 현상금으로 내걸었습니다.
지난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5세 탕웨이화 씨와 그의 남편 왕제 씨가 1999년에 납치된 당시 4세였던 아들 왕레이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SCMP
탕 씨는 12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왕레이를 찾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상하이 소재 아파트를 보상으로 주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습니다.
상하이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가격은 제곱미터당 약 10만 위안(한화 약 1900만 원)을 웃돌기 때문에, 이는 상당한 가치를 지닌 현상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탕 씨는 이 아파트가 이미 세상을 떠난 자신의 아버지 소유였으며,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이 손자를 다시 만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우리의 이런 결정을 기꺼이 지지했을 것"이라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납치범과의 아이러니한 인연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이러니하게도, 왕레이를 납치한 범인은 과거 탕 씨가 도움을 주었던 남성이었습니다.
당시 전기용품점을 운영하며 비교적 넉넉한 생활을 하던 탕 씨 가족은 구걸하던 이 남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 남성은 오히려 탕 씨의 아들을 납치하는 배신을 저질렀습니다.
범인 루는 처음에는 전화로 돈을 요구했지만, 가족들이 아들을 찾느라 전화를 받지 못하자 아이를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로 데려갔습니다.
한 달 후 절도 혐의로 체포된 루는 왕레이 납치 사실을 자백했으나, 아이의 정확한 행방은 끝내 밝히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경찰에 허위 정보를 제공했던 그는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모범수로 인정받아 감형되어 2022년에 석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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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씨는 2023년에 루를 설득해 당시 아들을 납치했던 경로를 따라 광시 지역을 다시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루가 제공한 정보는 여전히 아들을 찾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어머니의 사랑
그럼에도 불구하고, 탕 씨는 지난 20여 년간 매년 루와 그의 가족을 찾아가 혹시 모를 단서를 얻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루가 미워 죽겠지만 아들을 찾는 일이 더 중요하다"라는 그녀의 말에서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탕 부부는 지금까지 아들을 찾기 위해 400만 위안(약 7억 8000만 원)을 사용했습니다.
탕 씨는 "죽는 날까지 아들을 찾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고 굳은 의지를 보였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인신매매범은 새 삶을 시작했지만 피해자 가족은 여전히 고통 속에 있다"는 공감의 목소리와 함께, "당신의 아들도 어딘가에서 어머니가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랄 것"이라는 따뜻한 격려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