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애폴리스 가톨릭학교 총격 사건의 비극적 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톨릭학교에서 발생한 끔찍한 총격 사건은 많은 가족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습니다.
특히 소아 중환자실 간호사로 일하던 한 어머니의 사연이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습니다.
이번 총격 사건으로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인 소피아 포르차스 / GoFundMe
지난 28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The New York Post)는 이번 총격 사건 피해자 중 한 명인 소피아 포르차스(Sophia Forchas, 12)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소피아의 어머니 A씨는 소아 중환자실 간호사로, 사건이 일어난 지난 27일 아침 평소처럼 헤네핀 카운티 의료 센터 소아 중환자실에서 근무 중이었습니다.
그녀는 총격 사건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분주히 일하고 있었지만, 정작 자신의 딸이 그 피해자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너무 바빠서 공격을 받은 학교가 자신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소피아 포르차스와 남동생 / GoFundMe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소피아는 총격 당시 심각한 부상을 입고 즉시 응급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은 잘 끝났지만, 소피아는 중환자실에서 위독한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뒤늦게 딸이 병원에 실려 왔을 때야 피해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결국 눈물을 흘렸습니다.
소피아의 남동생 역시 총격 당시 학교 내에 있었지만, 다행히 다친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25년 8월 28일(현지 시간) 시민들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수태고지 가톨릭 교회 앞에서 열린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자리에 촛불을 밝히고 있다. / GettyimagesKorea
총격 사건의 참혹한 결과
이번 총격 사건은 학교 성당에서 첫 미사가 진행되던 이른 아침에 발생했습니다.
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두 아이가 목숨을 잃었으며, 소피아를 포함한 18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총격으로 목숨을 잃은 플레처 메르켈(Fletcher Merkel, 8)의 아버지는 감동적인 성명을 통해 아들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표현했습니다.
그는 "어제 한 겁쟁이가 8살 아들 플레처를 우리에게서 빼앗아 가려고 했습니다. 그의 행동 때문에 우리는 다시는 플레처를 안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놀아주고, 아이가 그토록 멋진 청년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게 됐다"고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또 다른 희생자 하퍼 모이스키(Harper Moyski, 10)의 부모님도 성명을 통해 "하퍼는 밝고, 즐겁고, 깊이 사랑받는 10살 소녀였다. 그녀의 웃음과 친절, 그리고 따뜻한 마음은 그녀를 아는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다"며 애도했습니다.
그들은 또한 "어떤 가족도 이런 고통을 겪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지역 사회가 이 나라의 총기 폭력과 정신 건강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호소했습니다.
로빈 웨스트먼 / CNN
용의자는 자신을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트랜스젠더 로빈 웨스트먼(Robin Westman, 23)으로, 그는 지난 27일 오전 8시 30분께 소총과 권총 등으로 무장한 채 학교로 침입해 학교 성당 창문을 향해 총기를 발사했습니다.
이후 그는 스스로 총을 쏴 숨진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그의 총기와 탄창에는 '아이들을 위해', '너의 신은 어디에 있나', '도널드 트럼프를 죽여라'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웨스트먼은 해당 학교 초등 과정을 이수한 동문으로, 그의 어머니는 이전에 해당 학교에 기부한 적이 있으며 2021년 은퇴하기 전까지 해당 학교 성당에서 행정 보조 일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이번 사건을 가톨릭 신자들을 향한 국내 테러 행위이자 증오범죄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미니애폴리스 경찰은 아직 웨스트먼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혀내진 못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