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소매치기 소굴된 베네치아... SNS 영상 망신에 '전자팔찌' 채우자는 주지사

베네치아 소매치기 범죄 급증, 주지사 전자 팔찌 부착 제안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관광도시 베네치아에서 소매치기 범죄가 심각한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지역 당국이 강력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베네토주의 루카 차이아 주지사는 소매치기 상습범들에게 전자 팔찌를 부착하는 파격적인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YouTube 'LAHWF'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YouTube 'LAHWF'


지난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차이아 주지사는 관광객들을 노리는 소매치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주지사는 "베네토의 모든 도시와 베네치아의 무결성을 지켜야겠다는 의무를 느낀다"고 강조했습니다.


차이아 주지사는 특히 "관광객은 신성불가침한 존재인데, 안타깝게도 도시 일부 지역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그들이 우리 거리와 골목을 걸을 때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상황은 용납될 수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소매치기 상습범들에게 전자 팔찌를 부착하여 이들이 기존 범행 구역에 재진입하려 할 때 즉시 당국에 신호가 전송되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입니다.


소셜미디어 확산 영상이 계기


news_1756386499_1541828_m_1.jpgSNS


이번 강력한 대응책 제안의 배경에는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한 영상이 있습니다.


이 영상에는 50세 미국인 여성 관광객이 자신의 배낭에서 지갑과 에어팟 등 소지품을 훔친 10대 소매치기범 3명을 직접 추적해 붙잡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이 관광객은 소매치기범 중 14세 소녀의 머리채를 붙잡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거의 1시간 동안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영상에는 소매치기범과 관광객이 옥신각신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으며, 틱톡에서 약 4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베네치아의 소매치기 문제를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경찰이 도착한 후 일당 중 두 명의 미성년자가 절도 혐의로 체포·입건됐으나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프랑스 소매치기범이 지갑 속 '군대 단체사진'을 보자 말없이 지갑을 돌려줬습니다"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지역 범죄 조직들은 14세 미만 청소년은 기소할 수 없다는 법적 허점을 악용해 어린이들을 소매치기범으로 모집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매치기범이 재판에 회부되더라도 피해자인 관광객들이 증언을 위해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데, 재판이 시작될 때쯤에는 대부분의 관광객이 이미 베네치아를 떠난 상태라 실질적인 처벌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러한 소매치기 범죄가 베네치아의 관광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하자, 최근 주민들은 리알토 다리 근처 골목에 '소매치기 골목'이라는 현수막을 걸며 당국에 범죄 조직 단속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