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화나면 앞차에 신발 던지세요"... 중국 자동차 회사가 '보복운전' 막으려고 개발한 'AR 이모티콘'

도로 위 분노, 이제 가상 이모티콘으로 해소하세요


중국 자동차 회사 샤오펑 모터스(XPENG)이 도로 위 분노를 해소할 수 있는 독특한 기능을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The New York Post)에 따르면 '도로 분노 해소 프로그램(Road Rage Reliever)'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운전 중 화가 났을 때 실제로 보복 운전을 하는 대신, 증강현실(AR)을 통해 가상의 이모티콘을 앞차에 '발사'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인사이트XPENG


이 시스템은 87인치 폭의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AR-HUD)를 활용해 운전자의 앞 유리를 가상의 전쟁터로 변환시키는데요.


핸들에 장착된 사용자 정의 버튼을 누르면, 카메라가 대상 차량을 식별한 후 신발이나 화난 얼굴 같은 이모티콘을 발사하는 방식입니다.


이 이모티콘은 마치 실제로 앞차에 부딪히는 것처럼 3D 효과로 표현됩니다.


샤오펑 모터스와 화웨이(Huawei)가 공동 개발한 이 시스템은 고급 광학 기술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이모티콘이 앞 유리에 표시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차량 앞 33피트(약 10m) 거리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해준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차량의 HUD와 달리, 샤오펑 모터스의 AR 기능은 실제 도로 환경에 가상 요소를 오버레이해 환경의 일부로 만듭니다.


이는 잠재적으로 운전자의 주의력을 높이고, 반응 시간을 단축하며, 위험한 상황에서 정보 처리의 어려움을 줄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인사이트허샤오펑 샤오펑 모터스 CEO / XPENG


허샤오펑 샤오펑 모터스 CEO는 이 기능에 대해 "위험한 행동에 참여하는 것보다 문명화된 방식으로 좌절감을 해소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이전에는 기술을 먼저 우선시했지만, 올해부터는 경험을 먼저 우선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보복 운전, 전 세계적 문제로 대두


이러한 기술 개발의 배경에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는 보복 운전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보호원(Consumer Affairs)에 따르면, 2024년 미국에서만 92%의 미국인이 보복 운전을 목격했으며, 89%는 직접 피해자가 되었다고 나타났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보복 운전으로 인한 폭력 사태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크프리드와 옌센의 보고에 따르면, 2024년 한 해에만 미국에서 보복 운전으로 인한 총격 사건으로 116명이 사망하고 36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YouTube 'Adkeeda'


하지만 이 기술에 대한 가장 큰 의문은 안전성입니다.


자동차의 터치스크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인한 운전자 주의력 분산 우려가 이미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AR 게임이 추가적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샤오펑 모터스 측은 "운전자는 언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한지 판단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도로 분노 해소 프로그램'은 이번 달 초 중국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에서 공개되었으며, 마리오 카트와 같은 게임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실제로 상대방 차량에 무언가를 던지는 것만큼 만족스럽지는 않겠지만, 운전자들에게 억눌린 분노를 안전하게 해소할 수 있는 창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의 일상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점점 더 창의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샤오펑 모터스의 이 독특한 접근법이 실제로 도로 위 분노와 보복 운전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을지, 그리고 안전 문제는 어떻게 해결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