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2일(금)

'60조원 규모'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최종 결선에 한국 기업 2곳 올랐다

한국 방산 역사 새 장 열리나


캐나다 정부가 추진하는 60조원 규모의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에 한국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컨소시엄이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와 함께 최종 결선에 진출했습니다. 


이는 한국 방산 역사상 최대 규모의 수출 기회로,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친 '코리아 원팀' 전략이 결실을 맺은 결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 한화그룹사진 제공 = 한화그룹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 무엇이 걸려있나?


캐나다가 추진 중인 이 프로젝트는 1990년대 영국에서 도입한 빅토리아급(2400톤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 최대 12척의 디젤 잠수함을 확보하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계약 금액만 20조원에 달하며, 운영 및 정비까지 포함하면 총 60조원 규모로 확대됩니다. 이는 단일 방산 수출로는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과거 경쟁 관계에 있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방위사업청의 중재로 '원팀'을 구성해 공동 대응했다는 것입니다.


이전 호주 호위함 사업에서 두 기업이 개별적으로 경쟁하다 일본과 독일 연합에 패배한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수상함은 HD현대중공업, 잠수함은 한화오션이 주관하되 상호 지원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인사이트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Ⅲ 잠수함 / 사진=한화오션


한국 잠수함 기술력, 세계가 주목


한화오션은 이번 프로젝트에 현존 디젤잠수함 중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3000톤급 장보고-Ⅲ Batch(배치)-Ⅱ를 제안했습니다.


이 잠수함은 공기불요추진장치(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3주 이상 잠항이 가능하며, 최대 항속거리는 7000해리(약 1만2900km)에 달합니다. 캐나다의 태평양, 대서양, 북극해라는 다양한 작전 환경에 적합하다는 것이 큰 강점으로 작용했습니다.


또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관까지 갖춰 전략적 억지력 확보도 가능하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HD현대중공업 역시 214급 잠수함 성능개량과 3000톤급 신채호함 건조 경험 등 탄탄한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HD현대중공업


현지화 전략과 납기 단축으로 경쟁력 강화


한화오션은 "통상 9년이 걸리는 잠수함 납기를 6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며 현지 운용·정비(ISS) 센터 건립 계획까지 제시했습니다.


이미 영국 밥콕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캐나다 현지 기업인 CAE, 블랙베리(BlackBerry), L3 해리스 MAPPS 등과 MOU를 체결해 현지화 기반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은 캐나다 정부가 중요시하는 자국 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부합하는 접근법으로, 한국 컨소시엄의 경쟁력을 한층 높였습니다.


글로벌 방산 시장 판도 변화의 분수령


이번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는 이르면 내년 조기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으며, 향후 폴란드와 중동 등 차기 잠수함 도입 시장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전망입니다. 


한국형 항공모함 모형 / 뉴스1한국형 항공모함 모형 / 뉴스1


특히 나토(NATO) 회원국인 폴란드는 해군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오르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캐나다의 결정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원팀 전략이 성공적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국제 잠수함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주도해온 잠수함 수출 시장에 한국이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하는 변곡점이 될 전망입니다.


인사이트석종건 방위사업청장(가운데)과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업대표(왼쪽), 어성철 한화오션 사장이 지난 2월 25일 경기 과천 방위사업청 과천청사에서 함정 수출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뉴스1(방위사업청)


한편, 정부 역시 캐나다와의 방산 협력 강화를 추진하며 이번 사업 수주를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방사청은 지난 3월 캐나다 현지에서 '제3차 한국-캐나다 방산군수공동위원회'를 열고 잠수함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피력했고, 지난 7월에는 대통령 특사단이 캐나다를 방문해 잠수함 사업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캐나다 잠수함 사업 최종 계약은 2028년께로 예상되지만, 이르면 내년에 조기계약이 체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 방산 산업의 새로운 역사가 쓰일 수 있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지금,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의 최종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