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길에서 발견된 배게에 피로 쓴 '110 625'... 30시간 갇힌 여성 SOS 신호였다

중국 배달 기사의 기지로 30시간 갇힌 여성 구조


중국에서 한 배달 기사가 길가에서 발견한 특별한 메시지가 담긴 베개 덕분에 30시간 동안 갇혀 있던 여성을 구조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0003568346_001_20250824194511085.png웨이보


지난 24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12일 오후 중국 쓰촨성 러산시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장모씨는 주택가 근처 길가에서 흰색 베개를 발견했습니다.


이 베개에는 검붉은 액체로 '110 625'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는데요. 중국에서 110은 경찰 신고 번호로, 장씨는 즉시 이것이 위험 신호라고 판단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기지를 발휘한 여성의 생존 전략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베개에 적힌 '625'가 호텔이나 건물의 객실 번호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인근 호텔 직원의 도움으로 해당 베개가 근처 홈스테이 건물의 것임을 확인했고, 경찰은 즉시 해당 위치로 이동했습니다.


조사 결과 홈스테이 6동 25층 15호실에서 한 여성이 고립된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img_20211215105601_abj4xo8m.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여성은 지난 11일 오전 침실 청소 중 강풍에 의해 문이 세게 닫히면서 갇히게 되었습니다. 불운하게도 문 잠금장치가 고장 난 상태였고, 휴대전화는 거실에 두어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여성은 창문에 빨간 옷을 걸어두고, 창 밖으로 물건을 떨어뜨려 사람들의 주의를 끌려고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절박한 상황에서 여성은 놀라운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자신의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내고, 그 피로 흰색 베개에 '110 625'라고 적은 후 창밖으로 던졌습니다.


30시간 동안 물과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고 화장실도 사용할 수 없었던 여성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과 두려움에 시달렸다고 전했습니다.


구조된 후 여성은 자신을 도운 장씨에게 감사의 표시로 1,000위안(한화 약 19만 원)의 사례금을 전하려 했으나, 장씨는 이를 거절했습니다.


img_20211201103520_oa0u9d81.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그저 작은 친절에 불과하다. 누구라도 경찰에 신고했을 것"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에 배달업체는 장씨의 선행을 인정해 2,000위안(한화 약 38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