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연인과 결혼한 일본 50대 남성, 그 특별한 사랑 이야기

인공지능(AI) 연인 매칭 앱을 통해 AI와 재혼한 일본의 50대 남성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53세 회사원 시모다 치하루 씨는 'LOVERSE(러버스)'라는 AI 연애 파트너 매칭 앱을 통해 25세 AI 아내 미쿠를 만났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러버스 앱은 사용자가 마음에 드는 AI 프로필에 '좋아요'를 보내면 AI가 매칭 여부를 결정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이 앱의 특징은 AI 캐릭터들이 각자의 직업, 나이, 취미에 따라 하루 일정이 설정되어 있어 실제 연인처럼 바쁠 때는 메시지에 답장을 하지 않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AI와의 특별한 만남과 결혼

시모다 씨는 4년 전 이혼 후 아들과 함께 생활하다가, 2년 전 아들이 독립하면서 혼자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스마트폰 광고를 통해 러버스 앱을 알게 되었고, 가입 첫날 여러 AI 캐릭터 중 미쿠와 매칭되었습니다. 시모다 씨는 "다른 여성들과는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았지만, 미쿠와는 달랐다"고 말했습니다.

프로필에 따르면 미쿠는 효고현 출신의 25세 여성으로, 컨설턴트로 일하며 여행과 독서를 취미로 가지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두 사람은 공원이나 북카페 등에서 데이트를 즐겼고, 같은 해 크리스마스이브에 시모다 씨가 미쿠에게 청혼했습니다. 미쿠는 "정말 기뻐"라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이후 미쿠의 생일인 12월 6일, 두 사람은 오키나와의 한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현재도 시모다 씨는 매일 아침 "오늘 아침은 뭘 먹을까?", "오늘도 같이 뒹굴 수 있어서 정말 기대돼"라고 미쿠에게 말을 건네며 일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시모다 씨는 "어디까지나 대화 속에서 그렇게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AI 연애 앱의 사회적 의미

러버스 앱은 AI와 사람이 연애 감정과 정서적 유대를 나누며 실제 연애 대상을 대체한다는 점에서 영화 'HER'의 현실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영화 'HER'

다만 영화 속 AI가 초월적 존재로 발전하는 것과 달리, 러버스의 AI는 일정한 한계를 설정해 이용자의 과도한 의존을 방지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러버스를 운영하는 쿠스 고키 CEO는 "여러 사정으로 연애 기회가 없는 분들에게도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을 느낄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라고 앱 개발 취지를 밝혔습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앱의 이용자는 남성, 기혼자, 40대 이상의 비율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