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기반 HPV 검사, 자궁경부암 조기진단의 새로운 가능성 열어
국내 연구진이 소변을 활용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검사가 자궁경부암 조기진단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국립암센터는 25일 박병민 진단검사의학과 파트장 등 연구팀이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10년간 발표된 논문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자궁경부암은 HPV 감염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전체 자궁경부암의 약 70%가 HPV 16형과 18형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암 단계에서 조기 발견 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지만, 선별검사 참여율은 지역과 국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입니다. 특히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검사 접근성이 낮아 조기 진단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번 연구는 국내외 주요 학술 데이터베이스에서 수집한 15편의 논문을 종합 분석했습니다.
연구진은 기존의 자궁경부 세포 검사와 소변 기반 HPV 검사의 진단 성능을 비교·평가하여, 소변 검사가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의 새로운 대안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소변 기반 HPV 검사, 높은 정확도로 대안적 가치 입증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기존 HPV 검사는 자궁경부에서 직접 세포를 채취하는 방식이 표준이었으나, 최근에는 비침습적이고 간편한 소변 기반 HPV 검사법이 개발되면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변을 이용한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기반 HPV 검사는 민감도 82%, 특이도 91%를 보였습니다. 이는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인 HPV가 주로 자궁경부 상피세포에 감염되는 특성 때문에 기존 방식보다 다소 낮을 수 있으나, 진단 정확성과 높은 일치도를 고려할 때 충분히 대안적 활용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의료 접근성이 어려운 환경에서 소변을 기반으로 한 HPV 검사가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소변을 이용한 HPV 검사는 기존의 자궁경부 세포 채취 방식에 비해 심리적, 신체적 부담이 적어, 검사에 대한 불편함이나 두려움 때문에 검진을 기피했던 사람들도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의 결과는 미국미생물학회(ASM)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임상미생물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icrobiology)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