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수병, 중국에 군사기밀 판매 혐의로 유죄 판결
미국 현역 해군 수병이 중국에 군사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미연방법무부는 해군 수병 진차오 웨이(25)가 국방 물자 관련 기술 데이터 불법 수출 및 수출 공모 등 6개 혐의에 대해 연방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진차오 웨이는 USS 에식스 강습상륙함에서 기관병으로 근무하며 함선 장비의 작동, 유지 보수, 수리를 담당했습니다. 그는 접근이 제한된 해군 컴퓨터 시스템에서 수천 페이지 분량의 기술 및 운영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그 대가로 18개월 동안 1만 2,000달러(한화 약 1,680만 원) 이상을 수수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웨이는 2023년 8월 2일 샌디에이고 해군 기지로 출근하던 중 체포되었습니다.
조사 결과, 그는 2022년 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국 정보요원에게 포섭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정보요원은 자신을 국영 중국조선중공업(CSC)에 근무하는 해군 애호가라고 소개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교한 스파이 활동과 증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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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는 2022년 3월부터 체포 시점까지 USS 에식스 호의 사진과 영상, 샌디에이고 해군 기지에 있는 여러 함선의 위치 정보를 중국 정보요원에게 지속적으로 전송했습니다.
캘리포니아 남부지검은 재판 과정에서 웨이와 중국 요원이 주고받은 통화 기록과 메시지 등을 결정적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웨이는 중국 정보요원을 '빅 브라더 앤디'라고 부르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그는 정보요원이 제공한 새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사용했으며, 암호화된 앱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또한 금전 수수를 위해 온라인 계정을 새로 만들고, 72시간 후 메시지가 자동으로 삭제되는 디지털 '데드 드롭'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검찰은 이러한 은밀한 통신 방식이 웨이 스스로도 자신의 행동이 불법임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웨이가 어머니와 주고받은 메시지가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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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그는 모친에게 "미 해군에 복무하는 다른 중국인들은 아직도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을지 고민하며 택시 운전을 하고 있다. 반면 저는 그저 기밀을 흘리고 있을 뿐이다"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모친은 "잘했다"고 답변했습니다.
체포 후 연방수사국(FBI)의 심문 과정에서 웨이는 "나는 망했다. 그러면 안 되는 거였는데"라며 중국 측에 기술 및 기계 매뉴얼을 판매한 사실을 자백했습니다.
웨이에 대한 선고는 12월 1일로 예정되어 있으며, 현지 언론들은 그가 최고 종신형을 선고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