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속도로 한가운데 '알박기 집'의 비극적 결말
중국 장시성에 위치한 '진시의 눈(The Eye of Jinxi)'이라 불리는 특이한 주택이 최근 빈집이 됐습니다.
고속도로 한가운데 홀로 남겨진 이 집은 한때 중국의 대표적인 '알박기 집'로 화제를 모았는데요.
지난 15일(현지 시간) 중화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곳의 주인 황핑(가명)씨가 결국 24시간 끊임없이 이어지는 차량 소음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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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이 집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고속도로에 둘러싸인 모습이 마치 거대한 눈 모양처럼 보여 '진시의 눈'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황씨는 다른 알박기 집주인들과 마찬가지로 지역 정부의 토지 매입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주변 주민들이 모두 이주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는데요.
그는 한때 약 160만 위안(한화 3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보상금을 제안받았지만, 두 번에 나눠 지급한다는 조건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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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보상금을 받기 위한 그의 전략은 결국 역효과를 낳았습니다.
정부는 그의 토지 주변에 고속도로를 건설해 집을 고립시키는 방향으로 계획을 변경했기 때문입니다.
방음 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이 집은 고속도로 한가운데 위치하게 되었고, 4월부터 교통이 원활해지면서 사실상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황씨와 그의 가족은 최대한 버텼지만, 대형 트럭들이 지나갈 때마다 발생하는 끊임없는 소음과 불안감에 시달려 결국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족이 정확히 언제 이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난달부터 깨진 창문과 주변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황씨는 가족과 함께 인근 마을에 집을 임대해 거주하고 있으며, 기존 집의 향후 처리 방안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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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박기의 대가: 보상금 감소의 위험
더욱 안타까운 점은 설령 이 '알박기 집'이 철거된다 하더라도, 황씨는 원래 제안받았던 보상금의 극히 일부만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중국판 엑스(X·옛 트위터) 웨이보에서는 황씨의 상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조롱에 맞서려면 강한 마음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그를 비판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일부 누리꾼들은 "솔직히 말해서, 저런 황량한 산간지대에 고속도로를 짓지 않는다면, 집을 얼마에 팔 수 있겠나. 저기를 누가 살까"라며 현실적인 지적을 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