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로 각막 모양 바꾸는 혁신적 시력 교정 기술 개발
과학자들이 수술 없이 시력을 교정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과학 전문 매체 뉴아틀라스(New Atlas)의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약한 전류와 일시적인 pH 변화를 통해 각막의 모양을 변형시켜 시력을 교정하는 비침습적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기술은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라식(LASIK) 수술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라식 수술은 레이저로 각막을 절개하고 깎아내는 방식으로 시력을 교정하지만, 이 새로운 기술은 어떤 조직도 절개하지 않고 각막의 형태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미국 옥시덴탈 칼리지와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 캠퍼스 연구진은 '전기기계적 재형성(EMR)'이라 불리는 이 기법을 개발해 이번 주 미국화학회(ACS) 2025년 가을 회의에서 발표했습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시력 교정 분야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각막 구조와 시력 교정의 원리
각막은 눈의 앞쪽에 위치한 투명한 돔 형태의 조직으로, 빛을 굴절시켜 망막에 초점을 맞추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전기기계적 재형성(EMR) 기법을 설명한 그림 / ACS Biomaterials Science & Engineering
각막은 주로 콜라겐 섬유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섬유들이 촘촘하게 배열되어 강하고 매끄러운 구조를 형성합니다.
각막의 형태가 불규칙하면 근시나 원시와 같은 시력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교정 렌즈 없이 시력을 개선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라식 수술이었습니다.
이 수술은 레이저를 사용해 각막의 일부를 제거하여 형태를 바꾸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라식 수술은 비용이 많이 들고, 각막을 절개하기 때문에 눈의 구조적 안정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연구진이 개발한 EMR 기술은 각막의 생화학적 특성을 활용합니다. 각막은 전하를 띤 분자와 단백질의 배열로 형태를 유지하는데, 연구진은 특수 설계된 백금 콘택트렌즈를 통해 저전류를 흘려보내 조직의 pH를 변화시킵니다.
전기기계적 재형성(EMR) 기법을 설명한 그림 / ACS Biomaterials Science & Engineering
이렇게 산성도가 높아지면 각막의 모양이 변형되고, 전류가 중단되면 pH가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각막이 새로운 형태로 굳어지게 됩니다.
혁신적인 시력 교정 기술의 가능성
이 과정은 단 1분 정도만 소요되며, 어떤 조직도 절개하거나 제거할 필요가 없습니다.
브라이언 웡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 캠퍼스 교수는 "이 발견은 우연히 이루어졌다"며, "살아있는 조직을 성형 가능한 재료로 연구하던 중 이 화학적 변형 과정을 발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12개의 토끼 안구에 EMR 기법을 테스트했으며, 그 중 10개에서 근시 교정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EMR 치료 전후 토끼 각막, 각막 곡률이 바뀌었다. / ACS Biomaterials Science & Engineering
각막이 전류에 짧은 시간 노출된 후, 렌즈에 내장된 형태에 맞게 변형되었고, 레이저나 외상 없이도 성공적인 각막 교정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연구진은 EMR 기술이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있다고 강조합니다. 현재까지는 살아있는 토끼가 아닌 개별 눈에 대한 제한적인 테스트만 진행된 상태입니다.
브라이언 웡 교수는 "앞으로 더 상세하고 정확한 동물 연구를 통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EMR을 통해 어떤 유형의 각막 교정이 가능한지 계속해서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