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2일(금)

'경영수업' 대신 아이돌 가수 데뷔한 딸... "재벌家, 달라지고 있다"

'올데이프로젝트'로 첫발... 재벌家 자녀 행보의 변화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의 외손녀이자 정유경 신세계 회장의 장녀 문서윤 씨가 '올데이프로젝트' 멤버 애니(Annie)로 연예계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재벌가 자녀들이 부모의 뜻과 달리 예체능 분야에 도전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국내 대기업 총수 직계 자녀가 아이돌 가수로 데뷔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입니다.


2025-08-22 14 12 34.jpg애니 / 뉴스1


애니는 어렸을 때부터 아이돌 가수를 착실히 준비해 왔으며, 특히 '미국 명문대 합격'이라는 어머니의 조건을 충족시켜 반대를 설득했다는 사실이 더욱 눈길을 끕니다. 이에 정유경 회장은 딸의 꿈을 허락했고, 현재는 든든한 후원자이자 응원군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후계자 수업' 대신 본인 꿈 선택... '시대교체' 신호탄


과거 재벌가에서는 자녀가 가업 승계를 거부하거나 다른 인생을 선택하는 경우, 가족 간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자녀의 개성과 선택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조금씩 확산되고 있습니다. 신세계 사례는 이 같은 변화의 방향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입니다.


정유경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개척해온 만큼, 딸이 '자기 인생'을 선택하는 모습에 대한 이해와 지지는 과거의 권위적 재벌가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른 세련된 행보로 평가됩니다.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가족 내 사건을 넘어, 한국 사회 전반의 문화적 성숙을 반영한다는 평가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습니다.


origin_신세계본점더헤리티지개관.jpg신세계 헤리티지 / 뉴스1


해외 재벌가 사례와 '경영권 세습' 프레임의 변화


해외에서는 이미 많은 재벌가 자녀들이 예술과 문화 산업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일반적입니다. 예컨대 루이비통 모에헤네시(LVMH) 그룹 회장의 자녀들은 패션, 음악,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그룹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해 왔습니다. 


문서윤 씨의 데뷔는 한국 재벌가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물론 가업 승계 문제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재벌가 자녀는 반드시 경영 수업을 받아야 한다"는 공식은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아이돌 가수로의 데뷔가 가업을 승계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기업 운영 방식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제기됩니다. 애니의 데뷔는 그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정유경 회장, '부드러운 추진력의 리더'로 기억되다


origin_90년역사간직한신세계百본점더헤리티지개관.jpg신세계백화점 명동 본점 / 뉴스1


정유경 회장은 평소 '온화하면서도 추진력 있는 리더'라는 평을 받아 왔습니다. 실무에서는 냉철하고 정확한 결정을 내리는 반면, 주변에서는 “환하게 웃으며 직원들을 챙긴다”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정 회장을 두고 흔히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보기 드문 리더"라는 평가는 그래서 나옵니다. 또한 그는 신세계 내부에서 계열분리와 체질 개선, 글로벌 밸류업 전략을 동시에 이끈 ‘승부사’로도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은 차분하게 계획을 세우되, 실행에 옮길 때는 속도감 있게 움직인다"고 전합니다. 최근 비욘드신세계·비아신세계 신사업의 가속도는 정 회장의 차분한 계획과 속도감 있는 실행력을 입증합니다.


애니의 퍼포먼스는 이런 정 회장의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애니의 활동이 더해지며 '명확한 비전'과 '따뜻한 인간미'라는 두 축을 함께 지니고 있는 정 회장의 리더십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