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2일(금)

직원 닦달 대신 고통 분담... SK이노베이션 사장단, 연봉 20~30% 자진 반납

SK이노베이션 임원, 실적 부진 속 '연봉 반납' 선언


급작스럽게 산업에 위기가 온 상황, SK이노베이션의 임원들은 직원들을 닦달하는 것을 위기의 해법으로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들은 자발적인 '고통 분담'을 통해 직원들의 의지를 고취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우호적 경영 환경 속에서 SK이노베이션 임원들이 자율적으로 연봉을 반납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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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계열사 사장단은 지난 5월 배터리 사업 부진과 석유화학 업황 침체로 실적이 악화하자 연봉의 20~30%를 줄이기로 했습니다. 


이는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보다는 상징적 차원에서 '고통 분담' 메시지를 내는 조치로 풀이됩니다.


사장단 급여 반납... 박상규 전 대표·추형욱 대표 사례


20일 SK이노베이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박상규 전 대표는 월급 1억1700만원 가운데 70%인 8100만원을 수령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5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으며, 현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원위원회 위원장과 교육 플랫폼 '써니(mySUNI)' 총장으로 그룹 인재 양성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박 전 대표 후임으로 선임된 추형욱 대표도 5월부터 월급의 20%를 반납하고 있습니다. 추 대표는 상반기 급여 5억6000만원과 상여금 7억원을 받았으며, SK이노베이션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월 기본급의 80%만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


이석희 SK온 사장 역시 지난해 취임 직후 '흑자 달성 전까지 연봉 20% 반납'을 선언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같은 조치를 이어갔습니다.


경영진 보수 현황과 그룹 리밸런싱


연봉 반납은 사장단에 국한됐고, 일반 임원급 경영진은 기존 급여를 그대로 받았습니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상반기 SK이노베이션에서 급여 13억5000만원과 상여금 11억1800만원 등 총 24억68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김준·표문수 고문은 각각 8억원, 7억2000만원을 받았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2분기 매출 19조3066억원, 영업손실 417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810.9% 급감했습니다. 1분기 역시 반등에 실패하며 전반적인 부진을 이어갔습니다.


SK그룹은 이러한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사업 구조 재편(리밸런싱)'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연결 종속회사는 지난해 말 649곳에서 올해 상반기 634곳으로 줄었으며, 매각·합병·청산 등으로 44곳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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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SK이노베이션은 리밸런싱의 핵심 축으로, 지난해 SK E&S와 합병해 종합 에너지 회사로 거듭났습니다. 지난달에는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 지분을 100% 재매입한 데 이어 SK온과의 합병을 추진하며 배터리·에너지 사업의 통합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