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70세 이상 고령 운전자 시력검사 의무화 추진

영국 정부가 고령 운전자 관련 교통사고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70세 이상 운전자에게 시력검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력검사에 불합격한 고령자의 운전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긴 새로운 도로 안전 전략이 올가을 발표될 예정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번 개혁안은 2006년 토니 블레어 정부 시절 마련된 도로 안전법 이후 가장 광범위한 개혁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새 개편안에는 70세 이상 운전자들이 면허 갱신 시 3년마다 의무적으로 시력검사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또한 치매와 같은 질환에 대한 검진 도입도 함께 추진되고 있습니다.

현재 영국에서는 운전자가 스스로 시력 저하 여부를 신고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나, 이번 조치로 고령 운전자에 대한 규제가 한층 강화될 전망입니다.

고령 운전자 사고 47% 증가, 안전 대책 시급

영국 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와 중상자 수는 최근 들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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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교통사고로 1633명이 사망하고 2만8000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이는 2000년 4만1000명에서 2010년 2만4000명으로 감소했던 중상자 수가 다시 20% 가량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영국 정부는 마약 운전과 함께 시력이 저하된 고령 운전자 증가 문제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2010년 이후 60세 이상 운전자가 사망·중상 사고를 일으킨 비율이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 랭커셔주 수석검시관 제임스 애들리 박사는 지난 4월 60~80대 운전자 3명이 각각 일으킨 교통사고로 총 4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한 사례에서는 72세 운전자가 의사로부터 백내장 때문에 운전을 금지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운전하다 사망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애들리 박사는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느슨한 규제를 가진 나라"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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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는 고령 운전자 규제 외에도 동승자가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운전자에게 벌점을 부과하는 제도와 음주운전 기준치를 낮추는 방안도 함께 추진할 계획입니다.

더타임스의 이 기사에는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리며 열띤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한 누리꾼이 "교통사고가 노인들만의 책임이라는 생각은 터무니없다"고 비판한 반면, 다른 누리꾼은 "거의 걷지도 못하는 노인들이 운전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 최소한의 시력검사는 해야 한다"고 반박하는 등 의견이 분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