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카드 사은품 노린 '민폐족', 햄버거는 쓰레기통으로
일본 맥도날드에서 특별한 콜라보레이션 행사가 시작되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8일부터 일본 맥도날드는 어린이 세트인 '해피밀'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포켓몬 장난감과 트레이딩 카드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는데요. 이를 노린 일부 사람들이 사은품만 챙기고 햄버거 세트는 통째로 버리는 행태를 보여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X 'やすみっち'
10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는 일본 맥도날드 매장 내부와 외부에 버려진 햄버거 봉지들의 사진이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공개된 사진들을 보면 맥도날드 세트가 담긴 봉지 수십 개가 매장 테이블 위에 그대로 방치되거나, 매장 밖에 무질서하게 쌓여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러한 음식 낭비의 주범은 '리셀러(재판매업자)'들로 밝혀졌습니다. 이들은 포켓몬 사은품만을 목적으로 해피밀을 대량 구매한 후, 정작 음식은 먹지도 않고 버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맥도날드 직원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최대 5세트까지만 구매 가능하다고 안내해도 10세트를 구매하겠다는 손님이 화를 내며 음식을 가게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중고 사이트에서 두 배 가격으로 거래되는 포켓몬 카드
X 'どうじんもの(ROI 9.13%)'
더 큰 문제는 이렇게 획득한 사은품들이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높은 가격에 재판매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 일본 누리꾼은 "맥도날드 해피 세트는 누구를 위한 것이냐. 중국인 되팔이들을 위한 것이냐"라며 분노를 표현했습니다.
이 누리꾼이 공유한 사진에 따르면, 일본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포켓몬 트레이딩 카드가 개당 1000엔(약 9,400원)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해피밀 세트 가격이 약 500엔인 것을 감안하면, 두 배의 가격으로 재판매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일본 시민들의 반응은 당연히 부정적입니다.
일부 시민들은 맥도날드 매장과 본사에 항의 전화를 걸겠다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X 'Kanon_DQ10_Milk'
소셜미디어에서는 "맥도날드 앞에 햄버거가 통째로 버려져 있고 포켓몬 카드를 구할 수 없어 아이가 울었다", "중국인들이 사재기를 하고 있다", "음식 낭비 사례가 있었는데 재판매를 욕할 게 아니라 맥도날드가 제재를 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포켓몬은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IP(지적재산권) 중 하나로, 2022년 기준 시장 규모만 116억 달러(약 1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포켓몬 트레이딩 카드 중 희소성이 높은 카드는 527만5000달러(약 68억원)에 거래된 기록도 있어요.
이러한 인기 때문인지 지난해 영국에서도 한 대형마트가 포켓몬 카드 판매를 발표했다가, 한정판 카드를 구매하기 위해 밤샘 대기하던 사람들 사이에 새치기 시비로 몸싸움이 벌어져 판매를 중단한 사례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