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코로나 백신이 건강 해쳤다" 주장... 美 질병센터에 총격 가한 30대 음모론자

CDC 총기 난사 사건, 코로나19 백신 음모론에 빠진 범인


미국 애틀랜타에 위치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본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이 코로나19 백신 관련 음모론에 심취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출동한 경찰관 1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날 늦은 오후 CDC 본부 건물 외부에서 한 남성이 수십 발의 총격을 가했습니다. 이 남성은 CDC 건물에 진입하려다 경비원들에게 저지당한 후, 건너편 약국으로 이동해 갑작스럽게 총기를 난사했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33세의 데이비드 로즈 경찰관이 총탄에 맞아 사망했습니다.


6T2LZTA27K0RY6G1PXT6.jpg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범인은 애틀랜타 근교 출신의 30세 패트릭 조지프 화이트로 확인됐으며, 현장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습니다. 다행히 민간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대린 시어바움 애틀랜타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에서 범인이 경찰에 의해 사살됐는지 아니면 자살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범인은 소총 1정을 포함해 총 5정의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희생된 로즈 경찰관은 미 해병대 출신으로, 지난 3월에 경찰에 입직한 신임 경찰관이었습니다.


백신 음모론과 정신 건강 문제가 범행 동기로 지목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사건 직후 CDC 본부 건물에는 수십 군데의 총탄 흔적이 남았으며, 현장에는 탄피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습니다.


1.jpgGeorgia Bureau of Investigation


범인 화이트는 평소 자신의 건강 문제가 코로나19 백신 때문이라는 음모론에 빠져 있었으며, 정신 질환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사건 당일에는 그의 부친이 아들이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있다며 당국에 신고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범인은 감염병 대응을 총괄하는 CDC를 의도적인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이 백신에 대한 음모론과 회의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해온 상황에서 발생했다고 NYT는 지적했습니다.


케네디 장관은 사건 당일 보건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숨진 경찰관을 애도하며 "공공보건에 종사하는 동료들이 느꼈을 충격이 얼마나 클지 잘 알고 있다. 대중의 건강을 지키는 이들이 이런 폭력에 직면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반면 CDC에서 해고된 전직 직원들의 모임인 '파이어드 벗 파이팅'은 케네디 장관이 "백신 및 CDC에 대한 적개심과 불신을 조장했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