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영장 없이 '기습 체포'된 20대 한국 유학생... '극적 석방'됐다

미국 이민법원 출석 중 체포된 한국인 유학생, 보석으로 석방


미국 뉴욕 이민법원에 출석했다가 이민 당국에 체포된 한국인 유학생 고연수(여·20) 씨가 구금 4일 만에 보석으로 석방되었습니다.


고 씨는 뉴욕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인디애나주 퍼듀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GettyImages-2227883649.jpgGettyimagesKorea


5일(현지시간) 미국 성공회와 한인 단체의 발표에 따르면, 고 씨는 전날 오후 8시경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이민세관단속국(ICE) 청사에서 석방되어 가족과 재회하는 감동적인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이번 석방으로 고 씨는 구금 상태가 아닌 자유로운 상태에서 이민법원의 심리 절차를 받게 될 전망입니다. 다만 법원은 석방 기간 동안 고 씨의 이동을 제한하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자 문제로 불법 체류자로 분류된 사연


고 씨의 사연은 비자 문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는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최초의 여성 사제인 김기리 신부의 딸로, 2021년 3월 종교비자(R-1)에 따른 동반가족비자(R-2)를 발급받아 미국에 합법적으로 입국했습니다.


2025-08-07 09 31 13.jpgYoutube 'CBS New York'


김 신부가 성공회 뉴욕교구로 소속을 옮겨 아시아계 사역을 담당하게 되면서 가족과 함께 미국 생활을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김 신부의 소속 교구 변경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김 신부가 소속 교구를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R-1 비자가 철회되었으며, 이로 인해 동반 비자인 R-2도 자동 종료되었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러한 해석에 따라 고 씨는 불법 체류자로 분류되었습니다.


특히 고 씨는 이 문제에 대한 소명을 위해 지난달 31일 뉴욕 이민법원에 자발적으로 출석했다가, 어머니인 김 신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ICE 요원들에게 기습적으로 체포되는 충격적인 상황을 겪었습니다.


체포 후 뉴욕 맨해튼 ICE 청사에 구금되었던 고 씨는 전날 새벽 루이지애나주 구금 시설로 이송되었다가, 석방 명령에 따라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 마침내 자유를 되찾았습니다.


img_20210130160618_gnj391vp.jpg도널드 트럼프 / gettyimagesBank


한편, 성공회 뉴욕교구와 현지 시민단체들은 고 씨의 구금 사태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자 추방 정책 하에서 벌어진 행정력 남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고 씨의 석방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고 씨는 마침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