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동물원의 파격적인 제안
"당신의 반려동물을 맹수의 먹이로 기증해 주세요"
덴마크 북서부에 위치한 올보르그 동물원이 최근 황당한 제안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지난 5일 NBC,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올보르그 동물원 측은 지난달 31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이빨을 드러낸 스라소니 사진과 함께 "원치 않는 반려동물을 기증해 달라"는 게시글을 게재했습니다.
이 기증된 동물들은 동물원 내 포식자들의 먹이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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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기증된 반려동물은 훈련된 직원에 의해 "조용히 안락사" 된 후 동물원의 육식동물들을 위한 "사료"로 활용된다고 합니다. 특히 닭, 토끼, 기니피그 같은 작은 동물들을 환영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자연의 먹이사슬을 모방하는 동물원의 철학
올보르그 동물원 측은 이러한 요청의 배경에 대해 "야생에서 포식자들은 전체 먹이를 사냥하는 경험을 하는데, 동물원에서도 이와 유사한 환경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여러 가지 이유로 이곳을 떠나야 하는 건강한 동물이 있다면, 저희에게 기부해 달라. 이렇게 하면 아무것도 낭비되지 않고 저희는 포식자들의 자연스러운 행동, 영양, 그리고 웰빙을 보장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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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점은 올해 초 동물원 웹사이트에 게재된 유사한 호소문에서는 말까지도 기증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것입니다.
키가 4피트 10인치(약 147cm)를 넘지 않고, 건강하며, 최근 30일 동안 질병 치료를 받지 않은 말이라면 기증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말 주인들에게는 동물의 가치에 대한 세금 공제 혜택까지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Facebook 'AalZoo'
동물원 측의 파격적인 제안은 온라인에서 즉각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포식자의 먹이로 제공하는 것에 대해 윤리적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동물원이 사람들에게 동물을 버려 사자나 호랑이에게 먹이로 주도록 부추긴다는 생각은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불쾌합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동물원 측의 요청이 문제 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토끼를 기증했다는 한 누리꾼은 "매우 멋졌다"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동물원 측은 결국 게시물의 댓글 창을 폐쇄하고, "이 게시물이 감정과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증오적이고 악의적인 수사는 필요하지 않으며. 모두가 존중하는 어조를 유지하기를 권장한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올보르그 동물원 / UNN
올보르그 동물원 부원장인 피아 닐슨은 이 관행이 덴마크에서는 일반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가능한 한 자연스러운 식단을 제공하기 위해 수년간 육식 가축에게 작은 가축 사료를 공급해 왔다"며, "다양한 이유로 안락사되어야 하는 동물들을 이런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덴마크에서는 이러한 관행이 일반적이며, 많은 관람객과 파트너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기꺼이 받아들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11년 전에도 덴마크의 한 동물원이 유사한 논란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2014년 코펜하겐 동물원은 18개월 된 기린 마리우스를 볼트 건으로 죽인 후 사자에게 먹이로 주면서 전 세계적인 비난을 받았습니다.
당시 동물원 측은 근친교배 방지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지만, 수천 명이 서명한 온라인 청원에도 불구하고 마리우스의 안락사를 강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