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이것'에 노출된 사람, 남들보다 2.5살 더 늙는다... "흡연·과음과 비슷해"

폭염 노출, 생물학적 노화 가속화 확인


폭염이 계속되는 요즘, 고온 다습한 환경에 자주 노출되면 우리 몸의 노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새롭게 조명하는 중요한 발견인데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전역에 거주하는 평균 나이 68세의 고령층 약 3,600명을 대상으로 생물학적 노화와 폭염 노출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습니다.


연구 결과, 폭염이 빈번한 지역에 사는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시원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보다 생물학적 노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u6p1l7068kxgehemzwke.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폭염과 노화의 과학적 연관성


연구팀은 미국 기상청의 열지수 기준에 따라 '주의', '극도의 주의', '위험' 단계로 분류된 더운 날들을 모두 폭염으로 정의하고, 각 지역의 폭염 일수와 참가자들의 생물학적 노화 정도를 비교 분석했습니다.


생물학적 나이는 단순한 연대기적 나이와 달리 세포나 조직 수준에서 신체 기능의 실제 상태를 반영하며, 질병 발생 위험과 사망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분석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폭염 발생 빈도가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폭염이 적은 지역 주민들보다 생물학적 노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었는데요. 특히 폭염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지역의 거주자들은 6년이라는 연구 기간 동안 최대 2.48년이나 더 빠르게 노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PCPhenoAge, PCGrimAge, DunedinPACE라는 세 가지 다른 생물학적 시계를 활용해 노화 속도를 측정했으며, 세 방법 모두에서 일관된 결과가 확인되었습니다.


img_20210709081250_22em3pr7.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6년간 폭염 빈도가 가장 높았던 지역 거주자들의 생물학적 연령은 각각 2.48년, 1.09년, 0.05년 더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공동 연구자인 최은영 박사는 "연중 절반 이상이 극도의 더위로 분류되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더위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 거주자들보다 생물학적으로 최대 14개월 더 늙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소득, 교육 수준, 건강 습관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에일셔 교수는 "노년층은 땀을 통한 체온 조절 능력이 젊은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에 더위에 더욱 취약하다"며 "습도가 높으면 땀 증발을 통한 냉각 효과도 감소하므로, 온도뿐만 아니라 습도까지 함께 고려해야 고령자의 건강 위험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권위 있는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되었으며, 폭염과 생물학적 노화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첫 대규모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연구진은 "앞으로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 증가가 고령층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