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커피로 관장"... 혈액암인데 항암치료 거부하고 자연요법 고집하다 세상 떠난 20대 여성

암 치료 대신 커피 관장을 선택한 비극적 결말


영국의 한 젊은 여성이 혈액암 진단을 받고도 현대 의학적 치료를 거부한 채 대체요법에 의존하다 사망한 안타까운 사례가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케임브리지 대학교 출신 팔로마 셰미라니(23·여)는 2023년 12월 비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았으나, 의사들이 제시한 화학요법 대신 자연 치유법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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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은 항암치료를 받으면 생존 가능성이 80%에 달한다고 설명했지만, 팔로마는 암 진단 자체를 "근거 없고 터무니없는 허상"이라고 부정했습니다.


그녀는 "이것이 암인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를 죽일 수도 있는 혹독한 치료를 받고 싶지 않다"며 현대 의학적 접근을 거부했습니다.


대신 팔로마는 어머니의 전 약혼자인 패트릭 빌러스 박사의 조언에 따라 '거슨 요법'이라는 대체의학을 선택했는데요. 이 요법은 엄격한 유기농 채식과 커피 관장을 병행하는 방식입니다.


그녀의 어머니 케이트 셰미라니는 영국에서 잘 알려진 반의학 음모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학적 근거 없는 커피 관장의 위험성


img_20211114092703_4x6a4rjf.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거슨 요법의 핵심인 커피 관장은 체내 독소를 제거한다는 명목으로 시행되지만, 영국 암 연구소는 이 요법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명확히 지적했습니다.


커피 관장은 카페인이 직장 점막을 통해 흡수되어 간의 독소를 배출한다는 이론에 기반하고 있으나, 의학계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뉴저지해켄색대병원 소화기내과 로사리오 리그레스티 박사는 "커피 관장은 의학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일부 사람들의 효과 경험은 개인 의견일 뿐, 뒷받침할 수 있는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커피 관장의 위험성입니다.


잦은 커피 관장은 이온 불균형, 감염, 출혈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뜨거운 커피로 인한 화상이나 감염 위험도 있습니다. 또한 인위적인 관장으로 자연 배변 능력이 저하되거나 대장염, 대장 천공, 세균 감염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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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은 커피 관장의 부작용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팔로마는 생전에 "대체요법에 만족한다"며 "그 치료를 계속 받는다면 완치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지만, 결국 지난해 7월 24일 종양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사망원인 심문은 이달 시작되었습니다.


로사리오 리그레스티 박사는 "관장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감독 아래, 의학적으로 안전한 방식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