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미국서 31년 된 '냉동배아' 기증받아 출산... 새로운 부모 만나 생명 얻었다

31년 된 냉동 배아로 아들 출산, 세계 최고령 기록 경신


미국의 한 부부가 31년 동안 냉동 보관된 배아를 통해 건강한 아들을 출산하며 세계 최고령 냉동 배아 출산 기록을 세웠습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린지와 팀 피어스 부부는 1994년부터 냉동 보관되어 온 배아를 입양해 성공적으로 아이를 낳았는데요.


린지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단지 아기를 갖고 싶었을 뿐"이라며 "어떤 기록을 세운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습니다.


인사이트31년 전 냉동된 배아를 기증받아 출산한 아기. / 영국 더 타임스



이번 사례는 2022년 미국 오리건주에서 30년 된 냉동 배아로 쌍둥이를 출산한 기록을 넘어선 새로운 세계 기록이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보존된 '작은 희망'의 기적


이 특별한 배아의 역사는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임신에 어려움을 겪던 린다 아처드와 그녀의 남편이 인공수정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4개의 배아가 생성되었습니다.


그중 하나는 아처드의 자궁에 이식되어 건강한 아이로 태어났고, 나머지 세 개의 배아는 장기 보관되었는데요. 현재 62세인 아처드는 이 남은 배아들을 애정을 담아 '나의 세 작은 희망'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녀는 처음에 나머지 배아도 직접 사용하려 했으나, 남편과의 의견 충돌로 인해 포기해야 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혼 후 배아의 양육권을 얻은 아처드는 매년 약 1000달러(약 140만 원)를 지불하며 배아를 냉동 보관했지만, 결국 자신이 더 이상 아이를 낳을 수 없게 되자 배아 입양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가족의 탄생과 감동의 순간


기독교 단체에서 운영하는 배아 기증 프로그램을 통해 아처드는 7년 동안 난임으로 고통받던 피어스 부부와 연결되었습니다.


부부는 지난해 아처드의 배아 3개를 모두 입양했고, 그중 하나가 성공적으로 태아로 성장해 건강한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기의 사진을 본 아처드는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먼저 태어난 딸의 모습과 너무 닮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의 출산을 도운 난임 클리닉의 생식 내분비학자 존 고든 박사는 "모든 배아는 생명의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