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9일(화)

폭염 때문에 사람들 쓰러지고 있는데... 이례적인 '냉여름'으로 목도리 쇼핑하는 미국 도시

전 세계 폭염 속 미국 서부의 이례적인 '냉여름' 현상


전 세계가 극심한 폭염으로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 서부 해안 지역에서는 정반대의 기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이례적인 '냉(冷)여름' 현상이 지속되며 주민들과 관광객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123f5n7379to52x0u112.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27일(현지 시간)로스앤젤레스타임스(LA Times)는 미 국립기상청(NWS)의 자료를 인용해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7월 평균 기온이 15.2℃에 불과했으며, 인근 새너제이 지역도 19.7℃의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평년 대비 현저히 낮은 수치로, 여름이라고 믿기 어려운 기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NWS 샌프란시스코베이 지역 지소는 "올해 6~7월의 일일 최고 기온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며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여름이 이처럼 추웠던 마지막 해는 1982년, 국제공항 기준으로는 1965년"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약 40~60년 만에 나타난 이례적인 현상인 셈입니다.


기상 이변의 원인과 지역별 온도 차이


샌프란시스코 베이 동부에 위치한 오클랜드 지역에서도 7월 들어 23.9℃를 넘긴 날은 단 하루뿐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지난 2월에 같은 수준의 기온이 세 차례나 기록됐다는 사실인데요. 이는 올여름이 오히려 겨울보다도 기온이 낮은 특이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img_20210430143514_r29waxno.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러한 저온 현상으로 인해 샌프란시스코를 찾은 관광객들은 여름 휴가지에서 예상치 못하게 점퍼와 머플러를 구매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기상학자 매트 멜레는 이번 현상에 대해 "기록적 추위는 아니지만 이 정도로 쌀쌀한 여름은 20~30년 만"이라며 "비슷한 날씨 패턴은 1990년대 후반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캘리포니아에 평소 무더위를 몰고 오는 계절성 고기압이 평년보다 더 서쪽에 자리 잡아, 지역 상공에 저기압이 고정적으로 머무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태평양 연안 북서부와 캘리포니아 상공에 지속적으로 구름이 형성되며 기온이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남부 캘리포니아와 미 북동부의 대조적 기상 상황


이러한 냉여름 현상은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도 관측되고 있습니다.


01c5vo8940fn9cec2869.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LA 지역은 지난 6월 중순에 잠시 30℃를 웃도는 더위가 있었으나, 이후로는 뚜렷한 폭염이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내륙 지역의 경우, 지난해 여름에는 40℃를 넘는 날이 여러 차례 있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30℃ 이상을 기록한 날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그러나 기상 전문가들은 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8월부터는 기온이 다시 급상승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내에서도 지역별로 극명한 기온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요. 서부 해안이 냉여름을 겪는 동안 미 북동부 지역에는 현재 폭염 경보가 발령된 상태입니다.


뉴욕 일부 지역은 전날 최고 기온이 30℃를 기록했으며, 습도를 반영한 체감 온도는 38℃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