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유서 남기고 잠적한 집배원... 동종업계 집배원의 '충격' 폭로 나왔다

현직 집배원의 '충격' 폭로


최근 한 집배원이 과도한 업무량에 부담을 느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가 무사히 구조됐는데요. 이 사건과 관련해 자신을 집배원이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이 작성한 글이 눈길을 끕니다.


지난 23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집배원입니다. 관심 부탁드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 A씨는 "저와 일면식도 없는 모르는 분이지만, 같은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안타까워 글을 써본다"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얼마 전 한 집배원분이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있었는데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으나 어떤 상황일지 예상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뉴스1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앞서 지난 22일 경기 오산오체국에서 근무하던 집배원 B씨는 업무과다 및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 선택을 시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B씨는 직장 내 괴롭힘 및 연일 내리는 폭우와 동료의 장기 휴직으로 늘어난 업무량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유서를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 결원이 생길 때 대체인력에 대한 제도를 마련하지 않고 있어 같은 팀 집배원이 이를 대신해 물량을 배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인사이트B씨가 남겼던 유서 내용 / 온라인 커뮤니티 


이 같은 방식에 그간 공공운수노조 민주우체국본부(우정노조) 역시 거듭 문제제기를 해 온 상황이나, 현실은 나아지지 않는 실정입니다.


A씨는 "과도한 업무와 엄청난 폭우에 빈사람 자리까지 채워야하는 '겸배'와 불합리한 제도. 상관이라는 실장이 현장점검을 감시처럼 동행하는 심리적 압박감까지 더해 이런 결정을 하신 것 같다"며 B씨의 사건에 강한 공감을 표했습니다.


그는 "이런 상황에도 우정사업본부는 사건 축소와 현안 감추기에 급급하고 (B씨를) 스트레스에 민감한 분이라고 표현하며 해당 집배원만의 문제인 것처럼 몰아가는 상황이 너무 답답하고 이해할 수가 없다"고 분노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우정사업본부 측의 태도에 큰 실망감을 느꼈다는 게 A씨의 말입니다.


A씨는 "사람들의 관심으로 이 같은 문제가 널리 알려지고, 진짜 변화된 환경에서 근무하고 싶다"며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셨는지 너무 잘 알겠다",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직장 갑질을 하는 거지", "오죽했으면 저런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등질 생각을 하셨을까.. 감히 상상조차 못 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