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감전사고, 왜 더 위험한가?
2023년 국내에서 발생한 감전 사고는 총 407건으로, 이 중 21명이 사망하고 386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특히 여름철인 6~8월에는 연간 사고의 37%에 해당하는 151건이 집중되었는데요.
이는 습한 여름철에 감전 사고 위험이 다른 계절보다 현저히 높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름철 높은 습도와 전자기기 사용 증가가 감전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감전은 외부의 전기 에너지가 인체에 접촉되어 전류가 몸 내부를 통과하는 현상입니다.
우리 몸의 60% 이상이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수분에는 나트륨, 칼륨, 염화이온 등 다양한 전해질이 포함되어 있어요. 이러한 전해질로 인해 인체는 전기 자극에 반응하는 생물학적 전도체 역할을 하게 되며, 외부에서 전기가 인가될 경우 전류가 쉽게 몸 안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전류가 인체를 통과하면 열이 발생해 조직 손상과 화상을 일으키고, 심장, 신경, 근육 조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로 인해 강직성 근육 수축, 심실세동, 호흡 정지, 의식 소실, 전기 화상 등이 발생할 수 있어요. 대동병원 지역응급의료센터 고경완 과장(응급의학과 전문의)은 "고전류나 장시간 전류에 노출될 경우 심정지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감전은 응급상황으로 간주하여 즉각적인 응급의학적 평가와 처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감전, 가벼운 증상도 내부 장기 손상 가능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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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흔히 발생하는 감전 사고는 주로 가정 내 콘센트나 전기제품에 직접 접촉하는 경우입니다.
손가락이나 금속 물체를 콘센트에 넣거나, 절연이 벗겨진 전선, 파손된 전자기기를 만질 때 감전 위험이 크게 증가합니다.
여름에 감전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고경완 과장은 "여름철에는 장마와 폭우 등으로 인한 높은 습도로 전기설비 누전 위험이 크게 증가하며, 에어컨과 선풍기 같은 전자기기 사용도 늘어나 감전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기"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여름 휴가철에는 평소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나 야외에서 전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져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감전 사고는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응급상황이므로, 감전 위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일상생활에서 전기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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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안전 확보가 최우선입니다.
감전 환자와 직접 접촉을 피하고 전원 차단기 등을 이용해 전원을 차단해야 합니다.
전기 차단이 어려운 경우에는 절연 장갑이나 마른 나무 막대기 등 전기가 통하지 않는 도구를 사용해 감전원에서 분리해야 해요.
환자의 의식을 확인한 후 즉시 119에 신고하고, 의식이 있다면 말을 걸어 의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의식이 없다면 주변 사람에게 큰 소리로 119 신고를 요청하고 심폐소생술 등의 응급조치를 시행해야 합니다.
고경완 과장은 "겉으로 보이는 손상이 없거나 가벼워 보여도 내부 장기가 손상됐을 수 있으므로 지체 없이 의료기관에 내원해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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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전 사고 예방, 일상 속 작은 습관이 중요
감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주 사용하지 않는 콘센트에 안전 커버를 설치하고, 손상된 전선이나 기기는 즉시 교체하거나 수리하는 등 철저한 점검과 관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아이의 손이 닿지 않도록 덮개가 달린 콘센트를 설치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물기가 많은 욕실이나 주방 같은 습한 환경에서 전기제품을 사용하거나 전자기기를 만질 때도 감전 사고 위험이 큽니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이나 습기가 많은 야외에서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전기 흐름이 불안정해져 누전 가능성이 커지므로 가급적 습한 장소와 야외에서는 전자기기 사용과 충전을 삼가고 안전한 실내 환경에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누전차단기 설치와 정기 점검을 통해 전기 설비의 안정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충전 중인 기기와 전원 케이블 상태도 수시로 점검하여 손상 부위가 발견되면 즉시 교체하거나 수리해야 합니다.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을 자제하고, 전선 피복에 벗겨진 부분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며, 젖은 손으로 전자기기를 만지지 않는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감전 사고 예방의 기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