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주먹 한 방에 KO 된 경비원
말레이시아의 한 아파트에서 촬영된 충격적인 영상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영상에는 검은 옷을 입은 아파트 경비원과 민소매를 입은 주민의 격렬한 충돌 장면이 담겼습니다.
경비원은 손쉽게 제압당했고, 그와 맞붙었던 주민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중국어 매체 오리엔탈데일리에 따르면 10일 저녁, 말레이시아 셀랑고르 주 세리켐방의 한 콘도미니엄(아파트) 밖에서 촬영된 해당 영상은 순식간에 말레이시아 전역에 퍼져나갔습니다.
X 'lethalbjj'
영상 속 경비원은 주민 한 명과 말다툼을 벌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험악한 인상에 다부진 체격을 가진 경비원에게 대적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민소매를 입은 주민은 손바닥을 펼쳐 보이며 그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말다툼은 더 격해졌고 결국 주먹다짐으로 이어졌습니다.
경비원은 자신의 가슴을 치며 "말로만 하지 말고 덤벼봐"라고 도발하다 격해진 감정에 못 이겨 주민을 치기까지 했습니다.
X 'lethalbjj'
하지만 그는 예상과 달리 주민에게 손쉽게 제압당했습니다.
주민의 주먹에 쓰러진 경비원은 이어진 장면에서 주민에게 깔려 발버둥 치는 모습으로 행인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그런데도 일어나 다시 주민에게 주먹을 날리던 경비원은 결국 계속해서 얻어맞다 기둥에 부딪히며 정신을 잃기에 이르렀습니다.
X 'lethalbjj'
영상에서 경비원을 단숨에 제압한 주민은 사실 종합격투기(MMA) 선수인 토니 림(Tony Lim)이었습니다.
토니 림은 지난 16일 오리엔탈 데일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사건의 전말을 상세히 밝혔습니다.
2주간 이어진 갈등의 시작
토니에 따르면, 이 갈등은 사건 발생 2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는 경비원이 고령의 주민과 언쟁을 벌이는 모습을 목격했고, 증거 보존 차원에서 휴대전화로 현장을 촬영했다고 합니다.
이 행동이 경비원의 분노를 샀고, 이후 경비원은 토니에게 여러 차례 영상 삭제를 요구하며 위협을 가했다고 합니다.
사건 당일 밤, 두 사람은 아파트 건물 아래에서 우연히 마주쳤고, 경비원은 즉시 토니에게 노인과의 영상을 SNS에 올렸냐며 추궁했습니다.
토니는 자신이 어떤 플랫폼에도 영상을 게시한 적이 없으며, 단지 댓글에서 영상 속 인물이 아파트 경비원이라고만 언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가 상황을 설명하려는 순간, 경비원은 갑자기 제복과 시계를 벗기 시작하며 계속해서 그를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X 'lethalbjj'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감지한 토니는 여자친구에게 이 과정을 녹화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경비원의 지속적인 도발에도 토니는 최대한 자제력을 유지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상황은 물리적 충돌로 이어졌고, 전문 격투기 선수의 단 한 번의 펀치에 경비원은 바로 쓰러졌습니다.
토니는 "나이가 지긋한 노인분과 경비원이 다투는 모습을 보고 상황을 기록해 두려고 했을 뿐인데, 그것이 이런 갈등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라며 "폭력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건 이후 나는 경찰에 신고하고 이성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후 경비원과 합의했으며, 악수를 하고 관련 영상을 온라인에서 삭제하기로 약속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영상은 이미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 말레이시아 전역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사건을 인종 갈등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토니는 인터뷰에서 "이 사건은 순전히 개인적인 갈등이며 인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토니는 인터뷰 말미에 "대중에게 이 갈등 전체를 이성적으로 바라봐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