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테·홋카이도 등지서 연쇄 습격... 교미철 수컷 곰 하산이 원인
최근 일본 전역에서 야생 곰이 민가로 내려와 사람을 공격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으며, 사망 사례까지 보고돼 당국은 긴급 대응에 나선 상황입니다.
지난달 29일, 일본 이와테현의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 설치된 CCTV 영상에는 차량 뒤로 곰 한 마리가 천연덕스럽게 지나가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바로 다음 날에는 불과 500m 떨어진 거리에서 풀을 베던 81세 노인이 곰의 발톱에 할퀴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해당 지역 주민은 "근처에서 곰을 봤다는 말은 처음 들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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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초등학교 인근까지... 생활권 파고드는 곰
곰의 출몰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습니다. 도치기현에서는 한 가정집 마당에까지 곰이 침입해 주민을 공격했고, 홋카이도 스나가와시에서는 기차역과 초등학교 주변에 곰 네 마리가 목격돼 경찰이 등교 자제령과 외출 자제를 당부했습니다.
집 안까지 침입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한 70대 남성은 도망쳐 집 안으로 들어갔지만, 현관문을 닫는 순간 다시 곰이 달려들어 중상을 입었습니다.
또 다른 주민은 "곰이 나온다는 신고를 듣고 트럭 짐칸으로 몸을 피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잇따른 사망 사고... 전문가 "지금은 교미철, 곰의 행동 반경 넓어지는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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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사고도 이어졌습니다. 이달 4일에는 이와테현 기타가미시에서 81세 여성이 집 마루에 앉아 있다 곰의 공격을 받아 숨진 채 발견됐고, 12일 새벽에는 홋카이도에서 신문을 배달하던 50대 남성이 곰에게 끌려가 숨졌습니다.
일본 전문가들은 곰의 잦은 출몰은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이어지는 교미철과 관련이 깊다고 분석합니다. 요네다 일본반달가슴곰연구소 이사장은 "이 시기에는 짝을 찾지 못한 젊은 수컷 곰들이 시가지로 내려와 헤매는 경우가 많다"며 "강을 건너 시가지 중심을 가로지르는 모습도 자주 목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곰과 마주쳤을 경우 큰 소리를 내거나 자극하지 말고, 우선 거리를 확보해 천천히 물러나는 것이 최선의 대응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당국은 야간 외출 자제, 쓰레기 정리, 곰 기피제 설치 등 예방 수칙을 적극 안내하며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