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에서 빛나는 현대차·기아의 소형차 전략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소형차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유럽에서 올해 5개월 만에 20만 대 이상의 소형차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7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올해 1∼5월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두 브랜드의 소형차(A·B 세그먼트) 판매량이 누적 20만6023대를 달성했다.
현대차 i10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자토 다이내믹스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소형차 판매 비중은 38.8%에 달했다.
유럽에서 소형차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좁은 도로 환경과 주차 공간 부족, 실용적인 소비 성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유럽연합(EU)의 신차 평균 탄소배출 규제 강화 정책으로 인해 완성차 업체들은 탄소 배출이 적은 소형차와 친환경차 개발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소형차와 전기차의 성공적인 조합
현대차·기아는 유럽 시장의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소형차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두 브랜드의 소형차 판매 비중은 2023년 43.8%, 2024년 44.5%를 기록했으며, 올해 1∼5월에는 51%로 절반을 넘어섰다.
현대차 i20
현대차의 소형 해치백 i10과 i20, 기아의 소형 세단 모닝(유럽명 피칸토)이 유럽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세 모델은 모두 유럽 시장 출시 후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2008년 유럽 특화 모델로 출시된 i10은 12년 만인 2020년에 누적 판매 100만대를 달성했으며, 지난 5월까지 총 125만798대가 판매됐다.
같은 해 출시된 i20도 2021년에 누적 판매 100만대를 넘었고, 지난 5월까지 121만2907대가 팔렸다.
'피칸토'라는 이름으로 유럽에서 판매 중인 모닝은 2004년 누적 판매 100만대를 달성했으며, 올해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28만6718대에 이른다.
기아 모닝
특히 모닝은 올해 1∼5월 기준 해외 판매량(5만65대)이 국내 판매량(5383대)보다 10배 가까이 많았으며, 이 중 유럽에서만 2만7686대가 판매돼 해외 판매량의 55% 이상을 차지했다.
전기 소형차의 약진과 미래 전략
최근에는 전기차 모델들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캐스퍼의 전기차 버전인 캐스퍼 일렉트릭(유럽명 인스터)은 지난해 12월 유럽에 출시된 이후 올 5월까지 1만342대가 판매되며 6개월 만에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8월 유럽에 출시된 기아의 준중형 전기 SUV EV3는 올해 1∼5월에만 2만8739대가 판매되며 기아 유럽 전기차 판매량(4만4875대)의 64%를 차지했다.
EV3의 흥행에 힘입어 올해 유럽 시장에서 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6만8246대)를 넘어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던 2023년(8만341대)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현대차·기아는 앞으로도 유럽 시장에 신차를 투입해 소형차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기아는 지난 2월 '2025 기아 EV 데이'에서 해외 전략형 소형 SUV EV2의 콘셉트카인 '더 기아 콘셉트 EV2'를 공개했다. 현대차 역시 엔트리급 소형 전기 SUV를 출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