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9일(화)

자기가 불 질러 놓고 진화하러 온 소방관들 살해한 남성... 범행 동기가 끔찍하다

미국 아이다호주서 소방관 노린 총격 사건 발생


미국 아이다호주 소도시 커달레인(Coeur d'Alene) 인근에서 소방관을 노린 총격 사건이 발생해 소방관 두 명이 숨지고 한 명이 크게 다쳤다.


용의자는 일부러 불을 지르고 매복해 소방관을 공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인사이트CBS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AP·로이터통신·CNN·뉴욕포스트 등 회신에 따르면 이날 아이다호 커달레인 북쪽 캔필드산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 중이던 소방관들이 괴한의 총격에 쓰러졌다.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쿠트나이 카운티 보안관실은 소방관들이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산불 진화를 위해 출동했으며, 30분쯤 뒤 총격 신고가 접수됐다고 전했다.


인사이트용의자 웨스 롤리 / The New York Post


슬러그탄을 장전한 산탄총을 이용한 저격으로 소방관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당국은 저격수가 탑승한 헬기 2대까지 투입해 총격범을 추적했고, 한때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사건 5시간 만에 현장 인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용의자 웨스 롤리(Wess Roley, 20)와 총기가 발견됐다.


인사이트용의자 웨스 롤리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게시글 / Reddit


롤리는 범행 몇 시간 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위장복을 입은 상태로 소총 탄약통을 들고 찍은 셀카를 게시했는데, 이 게시물에 '사냥을 간다'라는 불길한 경고의 가사가 담긴 비요크의 노래 'Hunter(헌터)'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


쿠트나이 카운티 보안관실은 기자회견을 통해 롤리가 의도적으로 산불을 일으킨 뒤 출동한 소방관들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용의자 롤리는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났으며 애리조나주에서 거주하다 아이다호로 이주해 2024년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2015년 10살일 당시 부모님이 이혼하는 일을 겪었는데, CNN이 입수한 법원 문서에 따르면 이혼 당시 그의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불을 지르고 총을 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롤리의 아버지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롤리는 지난해 커달레인에 온 후 차에서 생활하고 있었으며, 주차 관련 문제로 주민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지역 경찰과 5번 정도 맞닥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할아버지는 평소 그가 소방관을 꿈꿨으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아이다호에 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롤리의 가족들은 변호인을 통해 성명을 내고 "목숨을 잃은 소방관들의 가족과 커달레인 지역 사회 전체에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비극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겪은 무한한 손실에 대해 어떤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면서 "잃어버린 이들과 상처 입은 이들, 그리고 우리 스스로의 상실 앞에 마음과 영혼이 무너져 내린다. 우리 가족에게 닥친 이 끔찍한 비극을 슬퍼하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좌) 쿠트나이 카운티 소방 및 구조 대장 프랭크 하우드 / IAFF 7th District, (우) 커달레인 소방서 소방대장 존 모리슨 / City of Coeur d'Alene


희생된 소방관들, 수십 년 경력의 베테랑들


이번 사건으로 프랭크 하우드(Frank Harwood, 42) 소방대장과 존 모리슨(John Morrison, 52) 소방대장이 목숨을 잃었다.


하우드 대장은 17년 경력의 소방관으로 배우자와 두 자녀를 두고 있었으며, 모리슨 대장은 1996년부터 28년간 소방 업무에 종사한 베테랑이었다.


인사이트커달레인 소방서 엔지니어 데이브 티스달 / City of Coeur d'Alene


커달레인 소방서 엔지니어 데이브 티스달(Dave Tysdal, 47) 여러 발의 총상을 입고 두 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여전히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구 5만 5천 명의 소도시 커달레인에서는 시민들이 희생된 소방관들을 추모하기 위해 꽃과 촛불을 헌정하며 그들의 용기와 헌신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한편 아이다호 주 정부 토지국은 이번 사건으로 약 26에이커(약 31,830평)의 삼림이 불에 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