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9일(화)

'19금' BL 소설 작가 최소 30명 체포한 中... 도대체 뭘 썼길래

BL 소설 작가 단속 나선 중국... 일부 작가는 가혹 행위 묘사까지


중국 정부가 남성 간 로맨스를 다룬 일명 BL(보이즈 러브) 소설 작가 30여 명을 체포했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BL 소설의 중국식 표현인 '단메이(耽美)' 작가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단속에 적발된 작가들은 대부분 20대 여성으로, 음란물 제작 및 유포 혐의로 체포되거나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만에 서버를 둔 문학 플랫폼 '해당문학성(海棠文學城)'에 BL 소설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곳은 남성 간 사랑을 다룬 로맨스 소설이 주로 게재되어 '단메이' 장르로 유명세를 탄 사이트다.


일부 작가들은 가상의 인물을 BL 소설에 등장시켜 가혹행위에 가까운 성관계 장면을 묘사하거나, 남성이 임신을 한다는 설정 등 판타지에 가까운 소설을 썼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중국의 음란물 관련 법률은 '동성애나 기타 성적 변태에 대한 노골적 묘사'를 단속하고 있으며, 이 혐의로 이익을 얻은 사람은 최대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현지 변호사들은 지난 2월부터 전국적으로 최소 30명의 작가가 체포됐으며, 일부는 보석으로 석방됐거나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작가뿐만 아니라 일부 독자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한 작가는 웨이보에 관련 행위로 체포된 경험을 상세히 공개했다가 돌연 삭제했다. 그는 "그날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차에 태워지고, 알몸으로 수색을 당하는 굴욕을 견뎠다"고 적었다.


또 다른 작가는 대학서 수업을 듣던 중 경찰에게 연행됐으며,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경찰이 자신의 기숙사를 수색했다고 밝혔다. 이들 외에도 체포 사실을 고백한 작가들은 그간 게시한 소설과 계정을 삭제하며 자취를 감췄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처럼 중국서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사회적 낙인에 가까운 체포가 이어지자 수십 명의 변호사들이 무료 변론을 자처하고 나섰다. 이에 한 변호사는 약 150명 이상에게 상담 요청을 받았다고 알렸다.


관련해 현지의 법학자들은 "음란물로 간주되는 모든 창작물이 5,000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할 경우 '유포'로 간주해 체포한다는 당국의 기준이 너무 낮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에서 디지털 사회학을 가르치는 량거(Liang Ge) 박사는 BL 속 가상의 소재에 대해 "많은 중국 여성들이 현실에서 겪는 불평등한 관계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며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여성들이 단메이 소설을 좋아하는 것이 아이 갖기를 꺼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