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열차역에서 벌어진 아찔한 순간, '슈퍼 대디'의 기적적인 구조
최근 엑스(X·옛 트위터) 등 각종 SNS에는 열차와 선로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누운 한 부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하며 그 사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영상은 5년 전인 2020년 1월 촬영된 것으로, 이집트 카이로 이스마일리아 열차역에서 한 아버지가 급행열차에 치일 뻔한 딸을 구해내는 극적인 순간이 담겼다.
사우디 국영 영자신문 아랍뉴스(Arab News)에 따르면 사건은 2020년 1월 27일 오후 1시경, 이집트 이스마일리아 열차역 플랫폼에서 아버지와 딸이 열차에서 내린 후 정해진 출구 대신 선로를 가로질러 다른 열차를 타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아버지가 잠시 플랫폼에서 짐을 챙기기 위해 돌아섰을 때, 딸은 다가오는 기차 곁에 너무 바짝 다가갔다가 떨어진 상태였다.
급행열차와 플랫폼 사이 공간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아버지는 순간적인 판단으로 딸을 꼭 껴안아 보호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현장을 목격한 승객들은 공포에 질려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일부는 큰 소리로 기도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다행히 두 사람 모두 다치지 않고 무사했다. 사고 당시 딸은 충격으로 인해 실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Dad shields his daughter with his body after she stepped into a train’s path pic.twitter.com/0ejCI1kS01
— non aesthetic things (@PicturesFoIder) June 22, 2025
논란이 된 '슈퍼 대디' 칭호와 철도 당국의 입장
이 장면을 촬영해 SNS에 공유한 아메드 아케프(Ahmed Akef,)라는 남성은 "아이 아빠가 소녀를 죽음의 위기에서 구하는 것을 봤다"며 "플랫폼에 서 있던 모든 사람들이 멍하니 바라보게 되는 끔찍한 광경이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다른 목격자 알라 에브라힘(Ala Ebrahim)은 "어린 소녀가 기차선로를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기차가 경적을 울리면서 다가왔고 소녀는 당황해 바닥에 반쯤 의식을 잃은 채 쓰러졌다"며 "그 순간 소녀의 아버지는 딸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로 결심했다. 기차가 가까워지자 사람들이 돌아오라고 외치는 소리를 무시하고 플랫폼에서 뛰어내린 뒤 딸을 안았다. 우리는 두려움에 심장이 멎을 뻔했지만, 두 사람을 위해 계속해서 신께 기도했다"라고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당 영상이 확산하면서 많은 이들이 아버지의 용감한 행동에 '슈퍼 대디'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러나 이스마일리아 열차 감독관 야세르 압둘 하미드(Yasser Abdel-Hamid)는 '슈퍼 대디'라는 칭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소녀의 비명 소리에 놀란 아버지가 뛰어올라 소녀를 구한 것은 사실이지만, 애초에 두 사람이 선로를 무단으로 건너려 했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아이의 아버지를 "부주의한 아빠"라고 부르며 "철도 당국이 현재 사건을 조사 중이며 CCTV 영상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