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폭격' 뮤직비디오 공개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이란 폭격'이라는 제목의 뮤직비디오를 공유했다.
24일(현지시간) 별도의 설명 없이 올라온 이 57초 길이의 영상은 최근 이란 핵시설 폭격에 사용된 B-2 스텔스 폭격기 영상과 1980년대 반이란 정서를 담은 노래를 결합했다.
Truth Social
뮤직비디오에 사용된 노래는 컨트리 팝 밴드 빈스 밴스와 더 밸리언츠(Vince Vance & the Valiants)가 1980년 발표한 '이란 폭격(Bomb Iran)'으로, 당시 주이란 미국대사관 인질 사건으로 미국 내 반이란 감정이 고조되었을 때 발표된 곡이다.
이 노래는 1961년 발표된 리전츠(Regents)의 '바바라 앤(Babara Ann)'을 패러디한 것으로, "이란 폭격, 폭격, 폭격, 폭격, 폭격", "모스크에 갔어, 돌 던질 거야", "아야톨라에게 '너를 상자에 가두겠다'고 하겠다", "핵으로 때려버리자" 등 자극적인 가사가 포함되어 있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과 맞물린 논란의 영상
트럼프 대통령이 이 뮤직비디오를 공유한 시점이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직후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Trump posted a “Bomb Iran” music video with these lyrics:
— PatriotTakes (@patriottakes) June 24, 2025
“Went to a mosque. Gonna throw some rocks.”
“Time to turn Iran into a parking lot.” pic.twitter.com/WJhRlktnvw
영상에 등장하는 B-2 스텔스 폭격기는 지난 22일(이란 현지시간) 미군이 이란의 포르도와 나탄즈 핵시설을 초대형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공격할 때 실제 사용된 것과 동일한 기종이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B-2 스텔스 폭격기는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과 장거리 타격 능력을 갖춘 전략 폭격기로, 한 번의 출격으로 최대 16개의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강력한 전력이다.
이번 이란 핵시설 공습에서는 지하 깊숙이 위치한 시설을 타격하기 위해 특수 설계된 벙커버스터 폭탄인 GBU-57 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X 'whitehouse'
트럼프 대통령이 이 영상을 직접 게시했는지, 아니면 그의 캠페인 팀이나 보좌관이 대신 올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공개된 일정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이 업로드된 시점에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A·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뮤직비디오 공유는 이미 긴장 상태에 있는 미국과 이란 간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제 관계 전문가들은 현직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폭격하는 내용의 노래와 영상을 공유한 것은 외교적으로 민감한 시점에 부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