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9일(화)

SNS에 자랑할 셀카 찍다 넘어진 남성... 300년 된 메디치 가문 초상화 '훼손'

밈 위해 사진 찍던 관람객, 300년 된 초상화 훼손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서 인터넷 밈을 만들기 위해 사진을 찍던 남성이 300년 된 귀중한 초상화를 훼손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이 사건의 감시카메라 영상을 공개하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인사이트DailyMail


해당 관람객은 초상화 속 인물의 포즈를 따라 하던 중 미술관 내 난간에 걸려 넘어졌고, 그 충격으로 작품 하단 오른쪽 부츠 근처에 구멍이 뚫리는 피해가 발생했다.


미술관 직원들은 즉시 이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으며, 박물관 측은 훼손된 작품을 철수하고 복원 작업을 위해 오는 7월 2일까지 임시 휴관 조치를 취했다.


인사이트DailyMail


이번에 손상된 작품은 '페르디난도 데 메디치 토스카나 대공의 초상화'로, '피렌체와 유럽: 18세기의 예술' 기획전의 일환으로 전시되고 있었다.


이 작품은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SNS 문화와 미술관 안전 문제 대두


우피치 미술관장은 성명을 통해 "SNS용 셀카를 찍기 위해 미술관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크게 증가했다"며 "이러한 위험한 행위를 제한하는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지난 12일 베로나의 팔라초 마페이 박물관에서는 관람객으로 인해 크리스털 의자 작품이 부서졌다. /  Instagram 'palazzomaffeiveron'


소셜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위한 무분별한 행동이 귀중한 예술작품을 위협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이탈리아 미술관에서 관람객의 사진 촬영으로 인한 작품 훼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2일에는 베로나의 팔라초 마페이 박물관에서도 한 관람객이 크리스털 의자 작품 위에 앉는 시늉을 하며 사진을 찍다가 실제로 기대면서 의자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훼손된 작품은 이탈리아 현대미술가 니콜라 볼라의 작품이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박물관들의 작품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우피치 미술관의 한 근로자는 "이전에도 관람객이 그림 보호용 낮은 발판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있어 박물관 측에 우려를 제기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우피치 미술관 노조 대표 실비아 바를라키는 "관람객들은 바닥이 아닌 그림을 보기 때문에 어둡고 불안정한 발판이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