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유아용 조끼 표기 논란

호주에서 '100% 호주산 양모'로 표기된 유아용 조끼가 실제로는 고양이 가죽과 토끼털로 제작된 것으로 밝혀져 소비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패션 윤리 단체 '콜렉티브 패션 저스티스'는 영국 섬유 분석 전문업체 '마이크로텍스'와 함께 진행한 조사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했다.

뉴욕포스트

지난 23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멜버른 시내 쇼핑몰의 '서튼스 어그(Suttons UGG)' 매장에서 판매된 문제의 유아용 조끼는 100% 호주산 양가죽 또는 울이라는 허위 표기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전문 분석 결과, 조끼의 앞뒤 부분에는 고양이 두 마리 분량의 가죽이 사용되었고, 나머지 부분에는 토끼 털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 기만과 동물 윤리 문제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번 사례가 단발성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같은 매장에서 '100% 아크릴'로 표기된 비니 제품에서도 여우와 너구리 털이 검출되어 제품 표기의 신뢰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닌 소비자 기만 행위로 볼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뉴욕포스트

콜렉티브 패션 저스티스의 창립자인 엠마 하칸손 대표는 "소비자들은 양털이라고 믿고 구매했지만, 실제로는 고양이 가죽이 포함된 제품이었다"며 분노를 표했다.

그는 "우리는 수년 전부터 시중의 모피 제품에 대해 정기적으로 성분 검사를 해 왔고, 그때마다 라벨 위조가 확인돼 왔다"고 강조했다.

'동물정의당'의 조지 퍼셀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소비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고양이나 여우 털로 만든 제품을 착용하고 있는 셈"이라며 "동물 모피는 종류를 막론하고 모두 잔혹하다. 호주 전역에서 동물 모피의 유통과 판매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체 측 해명과 법적 처벌 가능성

논란이 확산되자 '서튼스 어그' 측은 "조끼 라벨이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제조업체로부터 '특수한 종류의 모피'라는 설명을 들었으나, 고양이 모피가 포함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는 모호한 해명으로 더 큰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서튼스 어그는 'UGG Since 1974' 등 다른 정통 어그 브랜드와는 무관한 업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호주 소비자 보호법에 따르면,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제품 라벨을 부착한 경우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