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노리고 극단적 선택, 양다리 절단 참극으로 이어져

대만의 한 20대 대학생이 보험금을 노리고 드라이아이스에 10시간 이상 발을 담근 끝에 양쪽 다리를 절단하는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 그러나 이 무모한 계획은 결국 사기로 적발되어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2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대만 고등법원은 지난 20일 보험사기 혐의로 기소된 장 모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SCMP

함께 범행을 공모한 중학교 동창 랴오 씨는 더 무거운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충격적인 사건은 2023년 1월 26일에 발생했다. 당시 타이베이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이던 장 씨는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5개 보험사에서 총 8종류의 보험에 가입해 둔 상태였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장 씨는 친구 랴오 씨와 함께 극단적인 계획을 세웠다.

끔찍한 자해 행위와 허위 진술

두 사람은 시중에서 드라이아이스를 구입한 후 타이베이 중산구에 위치한 랴오 씨의 집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장 씨는 드라이아이스가 가득 담긴 양동이에 맨발을 담갔고, 랴오 씨는 장 씨가 고통으로 중단하지 못하도록 플라스틱 끈으로 그의 몸을 의자에 단단히 묶었다.

범행 당시 촬영한 사진 / SCMP

장 씨는 새벽 2시부터 정오까지 약 10시간 동안이나 영하의 온도를 가진 드라이아이스에 발을 담근 채 견뎌냈다.

이 과정은 랴오 씨가 증거 확보를 위해 사진과 영상으로 모두 기록했다.

사건 발생 이틀 후, 장 씨는 타이베이 맥케이 기념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그의 상태는 심각했다.

양쪽 종아리 아래에 심각한 동상이 발생했고, 뼈와 근육에 괴사가 진행된 상태였으며 패혈증까지 합병됐다.

결국 장 씨는 4도 동상 진단을 받고 양쪽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수술 후 두 사람은 "심야에 오토바이를 타다가 다리가 차가워져 심한 동상을 입었다"는 허위 진술을 꾸며 보험금을 청구했다.

19억원 보험사기 시도, 결국 들통

이들은 5개 보험사에 가입한 8건의 보험을 통해 총 4126만 대만 달러(약 19억 1800만 원)의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중 한 보험사는 23만 6427대만달러(약 1100만 원)를 지급했으나, 나머지 네 보험사는 의심스러운 정황을 포착하고 지급을 거절했다.

결국 다섯 개 보험사 모두 경찰에 사건을 신고했고, 검찰은 장 씨와 랴오 씨를 사기 및 고의적 자해로 인한 중상 혐의로 기소했다.

법원은 랴오 씨가 범행을 주도했다고 판단해 더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반면 장 씨에 대해서는 극심한 고통을 겪고 일부 보험사와 합의한 점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대만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한 누리꾼은 "탐욕이 불러온 참극"이라며 비판했고, 또 다른 이는 "말도 안 되는 계획으로 평생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됐다. 인생을 스스로 망쳐버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