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9일(화)

37시간 날아가 이란 핵시설 폭격한 'B-2 폭격기'... 조종사 생리현상은 어떻게 해결하나

37시간 비행 견딘 B-2 조종사들의 비결


이란 핵시설 폭격 임무를 수행한 미국의 비밀병기, B-2 스피릿 폭격기에 다시 한번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출발해 37시간 논스톱 비행 끝에 이란 포르도 핵시설에 '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한 이번 '미드나잇 해머' 작전은 B-2의 전략적 중요성을 재확인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대당 가격이 약 3조원에 달하는 이 스텔스 폭격기는 그 전술적 가치와 상징성으로 인해 주로 미국 본토에 배치되며, 실전에는 제한적으로만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중급유 중인 B-2 / GettyimagesKorea공중급유 중인 B-2 / GettyimagesKorea


최신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 공군은 이번 작전에서 B-2는 여러 차례 공중급유를 받으며 '논스톱'으로 37시간 동안 비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B-2의 기록된 최장 비행시간인 44시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여전히 일반적인 항공기 운용 시간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B-2의 최장 비행 기록은 9.11 테러 직후 발생했다. 당시 B-2는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출발해 약 5차례의 공중급유를 받으며 44시간 30분 동안 비행하여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목표물을 타격했다. 이번 이란 핵시설 폭격 임무 역시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장시간 비행은 조종사들에게 극도의 인내와 체력을 요구한다.


B-2 스피릿 폭격기는 군사 작전에 최적화되어 있어 조종사의 편의보다는 무장과 연료 탑재를 우선시하는 설계를 갖추고 있다. 이로 인해 조종사들은 매우 제한된 공간에서 장시간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는다.


인사이트미국의 ‘미드나잇 해머’ 작전에 투입된 B-2 폭격기의 조종사들 / 사진=뉴욕포스트(미 공군)


이에 이번 작전을 수행한 B-2 스텔스 폭격기 조종사들이 37시간 왕복 비행을 견뎌낸 비결, 특히 화장실 등 생리현상을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는 B-2 폭격기 내부에 화장실과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조종사들이 장시간 비행 중에도 편안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조종실에 설치된 미니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덕분에 조종사들은 끼니를 거르지 않고 최적의 신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극한 임무를 위한 특별 설계


2019년 5월 미국 뉴멕시코 화이트 샌즈 미사일 실험장에서 미 공군의 비(B)-2 스텔스 폭격기가 벙커 버스터 폭탄(GBU-57 MOP)을 투하하는 모습. 출처 유튜브 Ultimate Military Channel지난 2019년 5월 미국 뉴멕시코 화이트 샌즈 미사일 실험장에서 미 공군의 비(B)-2 스텔스 폭격기가 벙커 버스터 폭탄(GBU-57 MOP)을 투하하는 모습. 출처 유튜브 Ultimate Military Channel


B-2 스텔스 폭격기는 원래 원거리 표적에 핵폭탄 등을 투하하기 위해 개발된 전략 자산으로, 조종사 2명이 탑승하도록 설계됐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번 작전에 투입된 B-2 폭격기들은 거의 완전한 무선 통신 중단 상태로 비행했으며, 각 기체의 조종사 2명은 야간에 교대로 휴식을 취했다.


미국 잡지 디애틀랜틱은 B-2 폭격기와 같은 장거리 비행기의 조종사들이 길고 힘든 비행을 견디도록 특별한 훈련을 받는다고 전했다. 일부 조종사들은 개인 간이침대나 캠핑 매트를 직접 가져와 휴식의 질을 높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B-2 폭격기에는 조종사 한 명씩 교대로 잠을 잘 수 있는 전용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장시간 비행 중에도 피로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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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케인 합참의장에 따르면, 이란 내부에서 진행된 25분간의 작전은 지난 21일(현지 시간) 오후 6시 40분경 시작됐다. 선두 폭격기가 포르도 핵시설에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15톤짜리 초대형 관통폭탄(MOP) 'GBU-57' 2발을 투하했고, 이어 나머지 폭격기들도 목표물을 타격해 핵 시설 두 곳에 총 14발의 MOP를 투하했다. 이번 공격은 미국이 군사 작전에서 GBU-57을 사용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22일 위성으로 촬영된 이란 포르도 핵시설 사진에는 미군이 투하한 GBU-57 벙커버스터 폭탄이 관통한 것으로 추정되는 구멍 6개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내 모든 핵시설에 기념비적인 손상이 가해졌다"며 "가장 큰 피해는 지면에서 한참 아래에서 발생했으며 표적 정중앙에 맞았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