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4일(화)

세브란스병원에 50억 기부한 BTS 슈가... 주말마다 몰래 한 선행 '눈길'

BTS 슈가, 50억원 기부... 세브란스와 함께 '자폐 치료센터' 설립


방탄소년단(BTS) 슈가(본명 민윤기)가 50억원이라는 거액을 세브란스병원에 기부하며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소아청소년을 위한 전문 치료센터 설립에 나섰다. 


연세의료원 역사상 아티스트 개인이 전달한 기부금 중 최대 규모다.


사진제공=연세의료원사진제공=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은 23일 서울 신촌 제중관 1층에서 '민윤기 치료센터' 착공식을 열었다. 이곳은 언어, 심리, 행동 치료 등 소아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임상과 연구를 연계한 장기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민윤기 이름 딴 치료센터 착공... 음악 기반 치료 프로그램 개발


슈가는 지난 11월 소아정신과 권위자인 천근아 세브란스 소아정신과 교수와 만나 자폐 환자의 치료 환경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여러 차례 대화를 통해,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에게는 단기간의 개입이 아닌 생애주기 맞춤형 중장기 치료가 절실하다는 점에 공감했고, 이에 50억원 기부를 결정했다.


천 교수와 슈가는 치료센터 구상과 함께 음악을 활용한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 개발에도 착수했다. 그 결과 기존 사회성 훈련에 음악 콘텐츠를 결합한 'MIND'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MIND'는 Music(음악을 통한 감각 자극), Interaction(상호작용), Network(관계 형성), Diversity(다양성 존중)의 약자로, 아이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감정과 생각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도록 돕는 집단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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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와 박자에 반응한 아이들... 눈에 띄는 변화


슈가는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주말마다 자폐 아동들과 직접 만나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다. 기타 등 악기를 직접 연주해 아이들과 함께 리듬을 맞췄고, 음악 속에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현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배우도록 도왔다.


일부 아이들은 언어치료만 받을 때보다 훨씬 활발하게 반응했고, 박자에 맞춰 스스로 악기를 고르고 연주하기도 했다. 표정 변화가 거의 없던 아이가 다른 아동과의 협업 과정에서 감정을 얼굴로 드러내는 등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났다.


민윤기 치료센터는 오는 9월 공사를 마무리하고, 정규 프로그램 세션 확대와 함께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를 비롯한 발달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음악 기반 사회성 훈련은 물론, ABA(응용행동분석), 언어치료 등 다양한 임상 세션도 병행할 계획이다.


"기부 넘어 헌신"...슈가의 진정성에 감동


뉴스1뉴스1


천근아 교수는 "재정적 후원을 넘어, 지난 수개월간 슈가 씨가 보여준 진정성 있는 재능기부와 헌신적인 봉사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음악을 통해 자폐 아동들이 독립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장애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것이 MIND 프로그램의 궁극적 목표"라고 밝혔다.


슈가 역시 "지난 7개월간 천근아 교수님과 함께하며 음악이 마음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소중한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걸 깊이 깨달았다"고 전했다. 이어 "아이들의 치료 과정에 함께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큰 감사이며, 더 많은 아이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존중받으며 살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부를 넘어, 한 아티스트의 지속적 참여와 사회적 책임 의식이 결합된 상징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