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0일(금)

'80대 노인 버스 폭행 사건' 피해자 아들, 아버지 구한 20대 청년 처벌받자 "미안해요" 울분 (영상)

버스 내 폭행 중재한 시민, 오히려 벌금형 받아 논란


버스에서 20대 남성이 80대 노인을 폭행하자 이를 중재하려던 시민이 오히려 공동폭행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아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피해 노인의 아들이 아버지를 도운 시민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인사이트JTBC '사건반장'


지난 16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해 6월 경기도 용인의 한 시내 버스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당시 버스에는 80대 노인이 기둥을 잡고 서 있었다. 그러던 중 버스가 갑자기 움직이자 몸이 흔들리면서 앞좌석에 앉아있던 여성의 신체에 노인의 엉덩이가 닿았다.


이를 본 여성의 남자친구 B씨(20대)는 노인에게 "왜 엉덩이를 들이대냐"며 반말로 따지며 접근했고, 말다툼 끝에 노인의 목덜미를 손바닥으로 때리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인사이트보배드림


이 광경을 목격한 제보자 A씨는 더 이상의 폭행을 막기 위해 나섰다가, 곧 B씨와 몸싸움을 벌이게 됐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이 함께 버스 바닥에 넘어졌고, 이를 말리려던 노인마저 B씨의 발에 얼굴을 차이는 피해를 입었다.


사건 직후 현장에 도착한 노인의 아들은 "아버지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젊은 커플은 아무런 사과도 없이 웃으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피해자와 중재자 모두 처벌받은 충격적 판결


사건 이후 노인은 안면 골절로 전치 3주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폭행을 말리던 A씨 역시 코뼈 골절로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법원은 가해자인 B씨에게 상해 혐의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는 한편, 피해 노인과 중재에 나섰던 A씨에게도 공동폭행 혐의로 각각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A씨가 B씨에게 주먹질한 행위와 노인이 B씨의 목과 바지, 중요 부위를 잡은 행위를 폭행으로 판단했다. 이에 A씨와 피해 노인은 현재 정식 재판을 신청한 상태다.


A씨는 "폭력을 사용한 데 대해 잘못을 인지하고 반성한다"라면서도 "다만 제가 나서지 않았다면 할아버지께서 어떻게 되셨을지 상상도 가지 않는다.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가도 할아버지가 그렇게 맞고 계시면 나설 것 같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피해 노인의 아들은 "젊은 친구(A씨)에게 우리가 미안하다"며 "우리 아버지를 도와주다가 그랬는데 어떻게 나 몰라라 하냐. 사건이 정리되면 의인으로 추천하고 싶을 만큼 감사한 분인데, 전혀 예상치 못한 판결이 내려졌다. 너무 억울하고 (A씨에게도) 미안하다"라고 토로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A씨를 향한 시민들의 지지도 이어지고 있다. 당시 같은 버스에 탑승했던 다른 승객들은 A씨에 대한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위기 상황에서 타인을 돕는 행위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는 점을 드러내며, 선한 행동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상황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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