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유럽 프리미엄 시장 공략 본격화
제네시스가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지난 15일 현대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이달 14~15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개최된 100년 역사의 르망 24시 내구레이스 'LMP2' 클래스에 자사 레이싱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MR)'을 출전시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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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구레이스는 24시간 동안 동일한 차량으로 정해진 서킷을 주행하는 모터스포츠로, 그중 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WEC)이 가장 높은 국제적 위상을 자랑한다.
제네시스는 이번 LMP2 클래스 참가를 통해 2026년 WEC 최상위 클래스인 '하이퍼카' 부문 출전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LMP2는 각 팀의 성능 차이를 최소화한 클래스로, 하이퍼카 부문과 달리 엔진 개량에 제한이 있다.
고성능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유럽 시장 확대 전략
제네시스의 르망 24시 참가는 유럽 소비자들에게 고성능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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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구레이스는 가혹한 조건에서 차량의 성능을 극한까지 시험하는 만큼, 양산차 성능 향상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큰 모터스포츠로 평가받는다.
포르쉐, BMW, 아우디 등 유럽의 유명 브랜드들이 이 대회에 참여해온 만큼, 고성능 차량에 관심이 높은 유럽 소비자들에게는 이 대회 참가 여부가 중요한 구매 기준이 되고 있다.
비록 이번 경기에서는 오른쪽 뒷바퀴 문제로 완주에 실패했지만, 이는 내년 하이퍼카 클래스 진출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됐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기아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 겸 글로벌디자인본부장(CDO)은 현지 한국 기자단 간담회에서 "모터스포츠에서 쌓은 기술력과 경험이 양산차 생산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네시스는 이번 대회에서 내년 하이퍼카 클래스에 투입할 'GMR-001 하이퍼카'의 실차 디자인도 공개했다. 2027년에는 미국 시장에서 인기 있는 '웨더텍 스포츠카 챔피언십(WTSCC)'에도 출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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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진출 국가 확대와 전동화 모델 중심 전략
제네시스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넘어 유럽 내 진출 국가도 현재 3개국에서 7개국으로 확대한다. 2021년 독일·영국·스위스에 첫 진출한 데 이어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네덜란드로 판매망을 넓힌다.
이로써 제네시스는 유럽 자동차 시장 규모 톱5(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에 모두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신규 시장에는 우선 전동화 모델(GV60·GV70 전동화 모델·G80 전동화 모델)만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유럽의 강력한 환경 규제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유럽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을 선언할 만큼 친환경차 전환에 적극적이다.
자비에르 마르티넷 현대차 유럽권역본부장 겸 제네시스 유럽법인장은 "유럽 시장은 이산화탄소 규제가 강하고 특히 자동차가 클수록 이산화탄소 배기량도 많아 전동화 모델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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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전통적인 프리미엄차 브랜드들이 내연기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도 전동화 모델 중심 전략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지난해 제네시스의 유럽 판매량은 2607대로, 전년 대비 24% 감소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