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토)

대한항공, 이코노미석 늘려 더 비좁아진다... "지장없다" 회사 입장에 소비자들이 보인 반응

대한항공, 장거리 여객기 이코노미석 '3-4-3 배열' 도입 추진


앞으로 대한항공 미국·유럽 노선 이코노미석에 탑승하는 승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이 장거리 여객기의 이코노미 좌석 배치를 기존 '3-3-3 배열'에서 '3-4-3 배열'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SBS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B777-300ER 기종 11대의 이코노미 좌석을 3-4-3 배열로 개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B777-300ER 기종은 주로 미주, 유럽과 같은 10시간 이상 소요되는 장거리 노선에 배치되는 항공기다.


3-4-3 배열은 왼쪽 창가에 3석, 가운데 4석, 오른쪽 창가에 3석이 배치되는 방식으로, 기존 3-3-3 배열에 비해 여객기 1대당 최대 37석까지 공급석을 늘릴 수 있다.


그러나 이 변경으로 인해 기존 약 46cm이던 좌석 간 좌우 간격이 약 1인치(2.6cm) 줄어들어 승객들은 더욱 비좁은 공간에서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좌석 수를 늘리는 만큼 좁아지기에 업계에서는 이를 '닭장 배열'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승객 편의보다 수익성을 우선시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인사이트SBS


승객 편의와 수익성 사이의 균형 논란


그동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같은 대형항공사(FSC)는 승객 편의를 고려해 3-3-3 배열을 유지해왔다.


반면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3-4-3 배열을 채택해왔다.


이번 대한항공의 좌석 배열 변경 검토는 FSC와 LCC의 서비스 차별화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사이트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 뉴스1


논란이 확산되자 대한항공은 "신규 좌석 개조는 현재 다각도로 효용성을 검토 중이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며 "고객 편의 증대와 서비스 향상을 위해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도입이나 전체 좌석 개편을 종합적으로 준비 중"이라고 해명했다.


또 "글로벌 항공사의 70% 이상이 3-4-3 배열을 사용 중"이라며 "좌석 슬림화 등을 통해 서비스질 저하나 소비자 피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SBS에 "원칙적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보다 좌석 간격 등 서비스 질이 악화하면 안 된다며, 기업 결합 승인 조건 위반으로 확인되면 조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장거리 비행 안 그래도 힘든데 웅크려서 가야 하나", "지금 좌석도 힘든데 너무 이익만 생각하고 소비자 편의는 나 몰라라 하는 거 아니냐", "체격 큰 사람은 어떻게 하라고",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다운그레이드네" 등의 불만을 터뜨렸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당초 대한항공은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도입하는 일반석 고급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첫 개조 대상인 B777-300ER에서 일등석을 없애고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홍보했으나, 이코노미석을 3-4-3 배열로 변경하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수익성만 추구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대한항공은 과거에도 소비자 정책과 관련한 논란을 겪은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내선 항공편에서 다리를 뻗을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넓은 '엑스트라 레그룸'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고 철회했다.


2023년에는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지역에서 운항 거리로 바꾸는 개편안을 내놓았다가 마일리지 혜택 축소 비판이 커지자 백지화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의 최종 결정이 어떻게 내려질지 주목되는 가운데, 항공업계와 소비자들은 승객 편의와 항공사 수익성 사이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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