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토)

李 대통령이 픽한 조은석 특검... "한동훈 장인 구속했던 검사"

12·3 내란 사건 특검에 조은석 전 감사위원 지명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밤 12·3 내란 사건 특별검사로 조은석 전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명했다.


조 특검은 역대 최대 규모 수사팀을 이끌며 '현직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를 단죄하는 역사적 소임을 맡게 됐다. 이번 특검 수사의 대상은 전례 없는 규모로, 직전 대통령과 전임 정부 국무총리·부총리, 국방·법무 장관 등 국무위원을 포함한다.


조은석 특검은 검찰 재직 시절 권력층과 여야 정치권, 검찰 내부, 재벌, 언론을 가리지 않는 강직한 수사로 여러 차례 좌천성 인사를 경험했다.


origin_조은석내란특검사초쓰는자세로수사논리에따라직수행.jpg조은석 전 감사의원 / 뉴스1


호남 출신이지만 민주당 소속 대통령 최측근과 정치인들을 구속하는 등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왔다. 특히 다른 검사들이 실패한 수사를 되살려 유죄 판결을 이끌어내 '재수사 전문검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검찰 안팎의 인사들은 "수사력과 집요함은 물론 대형 수사를 이끄는 공보 감각이 뛰어나다"며 "내란 관련자들이 독한 사람을 만났다"고 평가한다.


여야 정권 가리지 않은 강직한 수사 이력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7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검사였던 조 특검은 경성비리 사건 재수사를 통해 당시 집권여당이던 민주당의 정대철 대표, 이기택 전 대표 등 정치권 거물들을 구속기소했다.


1999년에는 옷로비 사건 수사 과정에서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을 재산국외도피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으며, 최 회장에게서 금품을 수수한 홍두표 전 한국방송(KBS) 사장도 구속기소했다.


origin_인터뷰하는한동훈.jpg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 뉴스1


같은 해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수사에서는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속으로 검찰 선배였던 진형구 전 대검찰청 공안부장을 구속수사했다.


주목할 점은 진형구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장인이라는 점이다.


조 특검은 기소 이후 2005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될 때까지 직접 공판을 담당했다.


노무현 정부 시기인 2003년에는 나라종금 로비 의혹 사건 재수사에서 주임검사로 대통령 측근 안희정을 구속기소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일과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재판에 넘겼다.


origin_검찰고위간부인사발표.jpg뉴스1


2004년 대선자금 수사에서는 대통령 측근 이광재를 수사하고, 자금을 전달한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을 구속기소했다.


권력과의 갈등과 좌천 경험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로 재직 중이던 조 특검은 청목회 입법로비 사건 수사를 지휘하며 여야 의원 11명의 지역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현직 의원 6명을 기소했다.


이로 인해 여야 모두에게 '미운털'이 박히는 결과를 낳았다.


박근혜 정부 때는 세월호 참사 관련 수사를 두고 청와대 및 법무부와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2014년 대검찰청 형사부장이었던 조 특검은 세월호 사건 현장에 출동하고도 구조 활동에 나서지 않은 해경 정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죄 적용을 강력히 주장했다.


origin_내란특검에조은석전감사위원.jpg뉴스1


국가 책임 인정을 회피하려던 박근혜 청와대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 김주현 검찰국장은 재검토를 요구했으나, 결국 해당 혐의로 불구속기소가 이루어졌다.


이후 조 특검은 청주지검장으로 좌천됐으며, 2015∼2017년에는 비수사 보직인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거듭 좌천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임명된 조 특검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의 전 정권 표적 감사와 현 정부 봐주기 감사에 대해 절차와 법령, 규정 위반을 지적하며 내부 견제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감사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올해 1월에는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감사에 대한 재심의 검토를 지시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관저 관련 뇌물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