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운전자, 시민 추격으로 검거
경찰의 정차 지시를 무시하고 도주한 만취 운전자가 20대 시민들의 끈질긴 추격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발견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와 추적이 위험한 도로 위 음주운전자를 검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 0시27분쯤 부산 해운대구 좌동의 한 도로에서 친구 사이인 20대 김동규 씨와 박찬우 씨가 비틀거리며 주행하는 차량을 발견했다.
박찬우 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음주 운전 차량(사진 왼쪽)을 추격하고 있다. / 사진 제곧 = 해운대경찰서
두 사람은 음주 운전이 의심된다며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각자 오토바이를 타고 해당 차량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송정터널 앞 도로에서 해당 차량을 발견하고 여러 차례 정차 지시를 했으나, 운전자는 이를 무시했다.
오히려 중앙선침범, 신호위반, 과속 등 난폭 운전을 하며 도주를 시도했다.
시민과 경찰의 협력으로 음주운전자 검거
경찰은 김 씨와 함께 약 4km 거리를 추격했지만 일시적으로 차량을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이때 박 씨가 기지를 발휘해 도주 예상 경로로 먼저 이동했고, 기장군에 있는 한 상가 주차장에서 도주 차량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김동규 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음주 운전 차량(사진 왼쪽)을 추격하고 있다. / 사진 제공 = 해운대경찰서
김 씨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은 40대 A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및 난폭 운전) 혐의로 체포했다.
체포 당시 A 씨의 혈중알콜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08%로 확인됐다.
이번 검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김 씨는 현재 대학에서 경찰행정학을 전공하는 학생으로, 군복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어릴 적부터 경찰에 대한 존경심이 있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 그 마음이 더 확고해졌다"며 "앞으로도 누군가를 위해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시민의 적극적인 신고와 협조가 음주운전으로 인한 잠재적 사고를 예방하고 공공안전을 지키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