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2칸' 집에서 암 환자 시아버지 모시고 살자는 남편
어린 아이들을 돌보며 일까지 병행하는 아내가 암 환자인 시아버지까지 모시자는 남편의 제안에 혼란스럽다는 사연을 전했다.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암 환자인 시아버지를 모시고 살아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결혼 5년차인 30대 주부 A씨는 "1년 전에 시아버지께서 암 진단을 받으셨다. 어머님은 이미 몇 년전에 돌아가셨다"며 "시아버지께서는 우리집에서 1시간 거리에 혼자 살고 계신다"고 말을 꺼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동안 A씨 부부와 시누이들이 돌아가면서 아버님을 돌봐드렸다고 한다.
최근 들어 시아버지가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몸이 약해지자 혼자 있는 아버지를 걱정한 남편은 "우리가 아버지를 모셔와 함께 사는 건 어떠냐"고 제안했다.
A씨는 남편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자신의 입장에서는 난감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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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현재 각각 어린이집, 유치원 다니는 연년생 아이가 두 명이라 아직 많이 보살펴야 한다"며 "풀타임은 아니지만 저도 일하고 있다. 여기에 시아버지까지 간병하는 건 현실적으로 부담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사는 집 방이 2개인데 하나는 부부 침실로 사용 중이고, 다른 하나는 아이들 방이다"며 "만약 시아버지를 모신다면 거실에 간이침대를 들여서 저희가 거실에서 지내든 아버님께서 거실에서 지내시든 해야한다"고 전했다.
A씨는 아프신 아버님이 이렇게 지내는 건 전혀 편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암 요양병원'에 모시자는 아내 VS 함께 살면서 '자식'된 도리 해야 한다는 남편
깊은 고민에 빠진 A씨는 아프신 아버님을 편하게 모실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는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암 요양병원이 잘 돼 있길래 아버님을 그곳에 모시고 자주 찾아뵙는 건 어떠냐"고 남편에게 제안했다.
그러자 남편은 "그냥 우리랑 함께 살면 되지, 자식이 부모를 그런 곳에 넣어두고 나 몰라랴 하냐"며 발끈했다.
A씨는 "다른 사람들 리뷰 보면 시설 좋은 암 요양 병원도 많고 오히려 환자와 가족 모두 만족한다더라"며 "병원에 모시는 게 불효인 건 아니다"고 설득했지만, 남편은 듣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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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는 남편이 A씨와 상의도 없이"우리가 아버님 모시고 살겠다"며 시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해 말싸움도 했다고 한다.
A씨는 "시누이들이야 제가 같이 모시고 살아도 괜찮겠냐고 말은 하지만, 당연히 저희가 모시고 살면 고마운 거 아니냐"며 "전 아무리 생각해도 모시고 사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답답해 미치겠다"고 하소연했다.
'직장'도 다니면서 '시아버님 간병'까지는 무리라는 아내
이에 A씨는 "직장도 다니고 돌봐야 할 아이들도 있는데 시아버님 간병까지 하는 건 도저히 무리라는 생각이 드는 제가 나쁜건가요?"라며 물었다.
이어 "전문 암 요양병원 찾아서 편히 지낼 수 있도록, 의료진이 24시간 돌봐주는 게 가족으로서 더 안심되는 거 아니야? 어떻게 하면 남편을 설득할 수 있을까요?"라며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모실 수 있는 환경도 아닌데 남편 욕심이 너무 크다", "남편이 시아버지집으로 가면 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자식들이 한달씩 아버지댁에 거주하면서 돌봐야 한다"는 등 A씨의 고민에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