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토)

등산 가방에서 쏟아진 '금괴'... 거액 재산 감춘 체납자 끝까지 찾아낸 국세청 직원

교묘한 재산 은닉 수법으로 세금 납부 회피하는 고액 체납자들


국세청이 세금 납부를 회피하던 고액 체납자 710명의 재산을 추적한 결과, 다양한 방식으로 은닉된 거액의 재산이 발견됐다. 


체납자들은 등산 가방에 금괴를 숨기거나 쓰레기 더미 속에 수표 다발을 감추는 등 교묘한 수법으로 재산을 은닉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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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MBC 보도에 따르면, 국세청 직원들이 수억 원대 양도소득세를 체납한 한 납세자의 집 서랍 안에서 현금 뭉치를 발견했다. 특히 이 체납자가 평소 사용하던 등산용 가방을 열어보니 작은 금괴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현장에서 국세청 직원은 "오, 금이다. 와!"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부가가치세 수억 원을 내지 않은 체납자의 집 쓰레기 더미에서 잘 묶어둔 10만 원권 수표 다발이 발견됐다.


현장에서 발견된 수표는 수천 장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능화되는 재산 은닉 수법과 국세청의 대응


일부 체납자들은 국세청 직원들의 수색을 방해하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한 체납자는 "(내가) 뭘 잘못했어. (경찰) 부르려면 불러. 어? XX."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국세청이 적발한 710명의 체납자들의 체납액 규모는 1조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재산 은닉 수법은 점점 더 지능화되고 있다.


일부는 재산 규모를 줄이기 위해 서류상으로만 이혼하거나, 종교단체에 재산을 기부하는 형식을 취했다. 또한 가족에게 상장주식을 증여하는 방법으로 강제징수를 회피하기도 했다.


더욱 교묘한 방법으로는 재산을 수표나 금괴로 바꿔 집 안에 숨기거나 은행 금고에 보관하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국세청은 이러한 체납자들로부터 총 2조 8천억 원의 세금을 징수했다.


안덕수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고액 상습 체납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재산 은닉 수법이 지능화됨에 따라 세무서 추적 조사 전담반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앞으로 체납자들에 대한 소송을 검토하는 한편, 은닉 재산을 찾아내기 위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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